2009년 3월 31일 화요일

선택의 심리학

선택의 심리학 - 6점
배리 슈워츠 지음, 형선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사람을 불행한 바보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에게 충분히 많은 선택지를 주는 것이다. 그가 그 선택지에서 나름 고민하고 나름 최선의 선택을 하려 할수록 그는 선택의 절대적 가치와는 무관하게, 후회할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며 후회하고는 불행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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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에게의 인스퍼레이션 : 사용자의 자유도를 높여줄 수록 사용자의 불만은 커진다. 
개발자에게의 인스퍼레이션 : 많은 고민을 하면 할 수록 결과물에 대해 후회하게 된다.
마케터에게의 인스퍼레이션 : 더 많은 옵션제공은 구매시기를 더 늦추게 할 뿐이다.
경영자에게의 인스퍼레이션 : 사람들은 이익은 확정짓고, 손실은 유예하기를 원한다. 시장은 그 사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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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3월 30일 월요일

씨밤. 클났다.

김연아 입국하면 보나마나 청와대 만찬 한번 갈 텐데, 빙상연 어떤 똘아이가 눈치없이 피겨복 쫄쫄이를 선물하는 건 아니겠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img_pg.aspx?cntn_cd=IE001032799


대한민국 성공의 비결

김연아가 챔피언이 되었고, 야구는 세계 1~2등쯤 되었다.

이쯤되면 뉴스도 특별편성되기 마련이고 자뻑모드 집중탐구 프로같은 것도 편성되는 것이 방송의 생리.

그런데 이런 방송을 보면 결론은...
"이렇게 인프라투자 없는 척박한 환경속에서 역경을 딛고 쾌거를 이룩한..." 이 되기 마련. 더불어 "기본 베이스가 탄탄한" 일본이나 기타 선진국과의 비교도 양념삼아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기본투자가 부족한 한국의 현실에 대한 개탄과 나아지길 바란다는 덕담수준의 입장표명은 보너스.

물론, 이러한 대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다는 성공신화라는 점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이긴 한데, 대부분의 반전영화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다류의 전설은 충격적인 결말을 위해 인위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다보면 엉성한 구멍이 생기기 마련.

즉, 뒤집어 말하자면, (일본이나 다른 선진국처럼) 사회적 차원의 인프라투자를 아무리 해봤자, 김연아나 박태환이나 봉중근이나 박지성같은 개인 하나를 못이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  이래놓으면 이야기는 180도 달라진다. 투자수익률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차라리 기본 베이스같은 것에 투자하느니 그냥 열악한 대로 놔두는 쪽이 투자대비 더 좋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어쩌다 가끔 성공케이스가 하나만 나와도 기본투자가 제로이다보니 수익률은 무한대에 수렴...

물론 그럴리야 있겠나... 뭐라 해도 여전히 야구는 일본쪽이 미세하나마 우위인거고, 여자피겨 올림픽 출전권도 일본이 우리보다 한장 더 많은게 사실. 아주 확률이 적은 특이점 하나가 마치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정도.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런 특이점 자체에 환장한다는 것. 일단 출발점이 열악할 수록 좋아하고("라면만 먹고 뛰었어요."), 반대로 골지점은 세계 1위여야 한다는 점. 적당히 세계 10위 수준... 이런 건 듣보잡 취급. 세계랭킹 110위인 테니스 이형택선수를 아는 사람이 누가 있으며, 아니 그걸 떠나 오늘 김연아랑 같이 뛴 한국 선수는 이름이나 기억하고 계신가?

그러다보니, 기초투자란 말로만 부르짖는 것. 왜냐하면, 기초투자를 한다 해서 단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반대로 하지 않아도 성공케이스가 간간히 나와주기만 하면 그걸로 끝. 애초에 성공케이스가 아예 안나오면 문제거리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아웃오브안중인 마당이니 이거 참 편리한 구조다.

더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는 참 오묘해서, 열악한 환경에 있을 수록 세계 1위 성공확률이 더 높은 듯.(그래 보이는 것뿐이겠지만.)
투자의 규모로 성공을 이룬 것은 산업분야의 일부(반도체, 조선 같은...)이며, 어떤 경우에는 투자가 많이 이루어지고 관심을 쏟을 수록 그다치 한계효용이 올라가지 않는 것도 있는 듯 하다.(정보화지수 같은거?? 아니면 학력지수 같은거...)
반대로 세계에 좀 알려졌지 싶은 것들은 어찌나 하나같이 다들 "이렇게 열악한 환경..." 출신인건지.

그러니 놀랍지도 않은 결론.
"대한민국은 해당 분야에 사회적 투자가 없을 수록 성공 가능성이 높다."
(응?)

결국, 대한민국의 사회자체가 공동체의 책임이나 시스템보다는 사적인 능력이나 재능에 기반하는 사회라는 반증이며, 구성원들조차 그러한 구조를 당연히 생각할 뿐더러, 나아가 그러한 구조를 오히려 갈망하는 상태라는 점.

우리나라에서 사회주의나 사민주의가 힘을 못쓰는 이유...이지 싶다. 이러한 마인드이니 가난은 개인의 노력문제일 뿐이요, 사교육은 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기회보장이라는 망발이나, 회사의 제일목표가 주주가치실현이라는 망상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되는 듯.


2009년 3월 22일 일요일

WBC 중계 다 좋은데...

연봉이야기는 뭐하러 하는지 참 거슬림.

물론 그게 저평가된 한국야구의 현실을 나타내주는 가장 현실적인 지표라든가, 혹은 시청자의 흥미를 돋우는 좋은 떡밥이긴 하지만.
말끝마다 연봉이 몇배이네, 연봉을 합쳐서 얼마네... 마치 연봉이 실력의 지표라든가, 또는 연봉이 선수인생의 목표가치인 것 처럼 느껴져서 왠지 천박해보임.

하긴, 예술도 돈으로 환산해야하고, 문화도 돈으로 환산해야하는 판에, 스포츠라고 돈으로 환산안되겠나... 아마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다면 야구도 듣보잡 종목으로 전락할 것임.

돈을 무시할 순 없겠지만, 너무 돈돈 그러니까 스스로를 싸구려로 만드는 것 같아 아쉬움. 사람들이 전부 돈에만 관심을 보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돈에만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건지...

ps. 그러나 역시 일본보다는 미국이랑 결승에 붙었으면 좋겠음.

2009년 3월 19일 목요일

피라미드 RSS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구독블로그가 필요할까?

블로그를 읽는 이유가 인식의 확장이라면, 메타블로그등을 찾는 이유는 인식의 확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일테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메타블로그들은 노이즈 대 신호비가 그닥 좋은 편은 아니다. 게다가 집단지성이랄까, 인기투표랄까, 이러저러한 메타블로그들의 시스템으로 추천되는 블로그들에 대한 내 만족도도 그닥 높은 편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런 것들을 일일이 내 경험으로 추적 확인해봐야 하는 것 자체도 귀찮다.  

현재 내 RSS리더기에는 200여개의 블로그가 등록되어있다. (블로그 읽는데 바빠 블로그 쓸 시간이 없다는 좋은 핑계.) 여하튼 이러다보니 RSS리더기에 등록된 블로그들을 관리하는 것만 해도 큰 일. RSS 리더기를 관리하다보면 늘 뭔가 2% 아쉽다.

그리하여 생각해본 다단계 혹은 피라미드 RSS.

예를 들어 내가 Stella et Fossilis(http://conodont.egloos.com/)를 즐겨 읽는다고 하자. 내가 그를 즐겨 읽는다는 것은, 내가 별이라든가, 공룡이라든가, 화석이라든가, 창조론자들과의 플레임워라든가 이런 이야기를 즐기기 때문일거다. 또 내가 초록불의 잡학다식(http://orumi.egloos.com/)를 즐겨 읽는다고 하자. 역시 유사역사학에 대한 입장이 나와 비슷하다거나, 작가로서의 그가 취향에 맞는다든가 하는 이유이겠지. 아무리 유머넘치고 재미있고 인기있는 블로그라 한들, 내가 관심갖지 않는 분야라면 바이바이.

가설 1) 어떤 개인이 구독하는 블로그는 그 개인의 관심과 취향의 연장범위내에 위치한다.

두 블로그를 즐겨보는 나는, 지구과학이나 역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사이비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단언해도 될 듯. 물론 그보다는 좀더 복잡다단한 무언가겠지만 일단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나라는 인간은 내가 읽는 블로그의 합집합으로 외연을 두르고,  교집합으로 내포된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듯.

가설 2) 어떤 개인이 구독하는 블로그 특성의 교집합은 그 개인의 고유성을 나타낸다.
가설 3) 어떤 개인이 구독하는 블로그 특성의 합집합은 그 개인의 관심범위를 나타낸다.

이런 경우, 그 개인이 과연 몇개의 블로그를 읽느냐에 따라 이 가설의 신뢰도가 달라질 수 있다. 너무 적은 수를 읽는다면 정확한 측정을 하기 위한 모수가 부족하여 빠지는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너무 많은 수를 읽는다면 느슨하게 노이즈가 끼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끝내주는 RSS 리더기가 있는데 유일한 단점으로는 구독등록이 10개까지만 가능하다고 하면 이 리더기를 사용하는 개인은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10개 중에 어떤 블로그를 포함시킬 것인가. 즉 개별 블로그들이 나에게 주는 가치에 대해 평가해야 할 것이고, 또 매우 신중하게 그 점수를 매길 것이다. 내가 비록 어떤 블로그를 사적으로 알거나, 평소에 매우 즐겨 봤었다 치더라도 10개 안에 넣어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될테니까.

가설 4) 개인을 규정지을 수 있는 최소 구독 블로그 수 N이 존재한다.


내 생각으로는 개인차가 있겠으나 대략 10 ~ 20 개 정도가 아닐까 한다. 물론 어떤이는 스포츠신문 읽는 느낌으로 몇백개의 블로그를 읽어 제끼는 사람도 있을테고, 또 어떤이는 이 세상에는 딱 5개의 블로그만 가치있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상의 가설 1~4를 기반으로 피라미드(다단계) RSS 어그리게이션 시스템을 제안해본다면...  

1) 나는 최대 10개까지의 블로거만 선정할 수 있다.
2) 각 블로거 역시 각각 최대 10개까지의 블로거만 선정할 수 있다.
3) 나는 내가 선정한 1차 블로거 10개와 그들이 각각 1차 블로그로 선정한 2차 블로거 최대 100개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중복 포함)
4) 모든 블로거가 신중하게 선택했다면, 이론상 110개의 블로그에서 올라오는 글들은 나의 관심과 일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5) 110개의 블로그 중에는 교차중복되는 케이스가 있을 수 있으며, 중복카운트가 높을 수록 나의 관심과 일치할 가능성이 특히 더 높을 것이다.
6) 1차 블로거 10개를 재조정하면 2차 블로그 100개는 그에 맞춰 자동 재조정된다.


10개의 1차 블로그를 선택하는 것만으로 100개의 '내가 관심가질만한' 블로그 리스트를 얻을 수 있다. 일일이 100개의 블로그를 찾아 해메지 말고, 내가 신뢰할만한 블로그들에게 선택을 맡기는 것. 나의 투입노동력은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하기.

10개의 1차 블로그를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가 이 시스템의 첫번째 재미.
만약 내가 1차 블로그를 모두 프로그래밍 관련 블로그로 채운다면 100개의 2차블로그 대부분도 프로그래밍이나 그 비슷한 것들을 다루는 블로그일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내가 1개의 프로그래밍관련 1차 블로그를 빼고 대신 영화관련 블로그를 하나 1차 블로그로 등록하면, 100개의 2차 블로그 중에도 영화관련 블로그들이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1차 블로그를 넣고 빼고 함으로써 스펙트럼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는 건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두번째 재미는 기대하지 않았던 발견.
한정된 블로고스피어라지만, 사람은 자기가 노는데서만 놀게 되기 마련이다. 이글루스 블로거라면 아무래도 이글루스 블로거만 알게 되기 쉽다. 네이버에도 좋은 블로그가 있겠지만 일일이 찾아다니기란 어려운 일.
허나 누군가는 그런 바운더리에서 넘어선 사람이 있을 테고, 운좋게 그런 이를 1차 블로거로 선택하면 2차 블로그로 나의 활동반경을 넘어선 곳의 블로그들이 보일 수도 있다.

세번째 재미는 용납될만한 정도에서의 일탈.
일상적이라면, 평범한 프로그래머인 나는 서양미술사 전문 블로그를 알게 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리고 그게 내 관심사와 관련있을 거라는 생각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했을 일.
그러나 내 1차 프로그래밍 관련 블로그들 중의 어떤 이들이 어떤 서양미술사 전문 블로그를 그들의 1차 블로그로 선택했다면, 그들을 신뢰하는 나로서는 그들의 선택 역시 신뢰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내 선입견과는 달리 서양미술사가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접점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그 학문적 방법론이 프로그래머의 그것과 일치할 수도 있을테고, 혹은 그저 프로그래머의 단무지적 공돌마인드를 순화시켜주기에 서양미술사가 가장 유익해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최소한, 내가 신뢰하는 그들이 선택한 것이라면 나 역시 신뢰할 수 있을 가능성은, 아무거나 찍어서 판단하기 혹은 메타블로그의 인기블로그의 그것보다는 훨씬 높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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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만들고 싶어했고, 만들려고 했었으나 실패했던 시스템. 누가 안만들어주나?

2009년 3월 18일 수요일

직장인으로서의 윤리학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상황이 있다고 하자.

나는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고, 회사에서 중요한 실무책임자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XX는 사회의 악으로 안티XX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개인적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 XX가 이번 회사의 가장 중요한 클라이언트가 되는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XX의 빈곤가정돕기 캠페인의 주관업체로 우리 회사가 선정되게 된 것이다.
문제는, 해당 업무의 중요성과 특수성 때문에 회사에서는 나를 총책임자로 하길 원하고 있으며, 같은 이유로 다른 누군가로 대체하기도 곤란한 상황이다. 즉, 내가 참여하지 않으면 이 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럴 때 나의 선택은?



1) 비록 개인적으로는 안티 XX라 하더라도, 이 사업자체는 공익성이 우선하므로 내 소신을 잠시 접어두고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그러나 안티XX로서의 일관성은 지키고 있다고 자위한다.

2) 비록 공익성이 큰 사업이지만 크게 보아 XX의 악행을 미화시키려는 술수이므로 이에 넘어가서는 안된다.
2-1) 개인적인 소신을 회사에 알리고 이 사업에서 빠진다. 그 결과 회사가 망하거나 혹은 내가 잘리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2-2) 개인적인 소신은 감추고, 이 사업에서 빠진다. 핑계를 교묘히 대서 회사가 망할 지언정 내 책임은 아닌 쪽으로 만든다.

3) 마키아벨리적 천재성을 발휘하여, 사업에 참가하여 회사의 이익은 지키되, 교묘히 XX의 캠페인이 실패하도록 획책한다. 이 과정에서 나와 회사의 혐의를 발견할 수 없도록 한다.

4) 직장인으로서의 나와 집에서의 나는 전혀 다른 페르소나이다. 집에서야 얼마든지 안티XX를 하고 회사에서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XX의 똥꼬도 성심성의껏 빨아 줄 수 있다. 이건 내적갈등이 될 꺼리가 아니다.

5) 이 기회에 안티XX를 관둔다.


솔직히 내 주관적인 입장은 3번이고는 싶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여 4번에 가까움.



작가나 프리랜서 처럼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라면 얼마든지 일과 개인적 소신을 일치시켜가며 일할 수 있겠지만, 직장인으로서는 그러한 부분이 매우 힘들 수 있다. 이러한 딜레마에 직장인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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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윤리학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실 '양심'에 대한 문제이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공개적으로 1번을 선택할 것이고, 또는 남몰래 5번을 선택할 것이다. 말빨이 좋은 사람은  4번을 선택할 것이고, 어쩌면 쿨게이들은 3번을 선택할지도.
그러나 2-1번을 선택하는 이는 용자 인정.
XX에는 정부를 넣거나, 삼성을 넣거나, 조선일보를 넣거나 해도 되며, 이 상황 자체를 양병거나 집총거부 문제로 치환해도 좋다. 과연 자신은 몇번을 택할 것이며, 그에 대하여 자신의 양심은 무어라 이야기하고 있을까?

2009년 3월 17일 화요일

Guilty Pleasure

나이는 어느새 불혹을 바라보고 있고, 가장이자 두 아이의 아빠이며, 건실한 사회인이고(싶고), 나름 곤조있다는 소리까지 듣는데다 쿨게이의 이미지까지 쓰고 괜시리 잘난 척, 똑똑한 척, 쿨한 척 그러고 사는 주제에...

게다가 올해안에 읽어야 하고 사야할 책이 100권 정도 리스트가 쌓여있는 주제에...




이런 건 관심조차 가져도 안되지요.

...
기동전사 건담 일년전쟁사 -상 - 4점
이미지프레임 편집부 엮음/이미지프레임(길찾기)

기동전사 건담 일년전쟁사 -하 - 4점
이미지프레임 편집부 엮음/이미지프레임(길찾기)

설령 사더라도 이렇게 내세울만한 물건은 아니지요.
그러나 어떡합니까, 손이 맘대로 움직이는 걸. 어느새 정신차리고 보니 결재완료. 눈뜨고 보니 배송완료.

네, 네. 사실 오덕 맞습니다. 맞고요...

일단 책에 대한 평 자체는...

1) 메인스트림이 아닌 변방지대에 사는 죄로, 이 정도 퀄러티를 소장가치라는 미명하에 구매해야 한다는 약자의 비애감.
2) 고작 권당 160 페이지인데 굳이 둘로 분책하고 각권 25000원씩이나 받아먹는 파렴치함.
3)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건덕후를 제외하고는 전혀 관심없을 이야기.

그래서 결론은,


잘 샀습니다. (응?)

그런데 집에 서재에 꽂아놔도 되는걸까? 조금 마눌님 눈치 보임.

떡밥

언젠가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기도 하거니와....

체질적으로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관들이 있다.

- 창조론 / 지적설계론 / 성경문자주의
: 기독교 근본주의에 대한 반감때문이 아니라, 이것들은 말그대로 넌센스일 뿐이라서, 이런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혹은 포용적으로 관대한 이들을 보면 빨간 줄 하나 추가.
구글 검색을 해보면 '자연주의 진화론이나 문자주의 성경관이나 맹목적인 도그마라는 점에서 그게 그거다'라는 식의 글들을 많이 보는데, 이런 쿨게이들에게는 빨간 줄 두개 추가.
잘 몰라서 어느쪽도 믿지 않는다는 게으른 이들에게는 빨간 줄 반개 추가.

- 회사의 절대목표는 주주가치의 실현.
잭 웰치의 항복선언이 나온 마당에 아직도 이 명제를 최우선으로 놓는 사람들에게는 빨간 줄 하나.
이 명제는 그리디 알고리즘과 같은 원리로 동작하며, 그 비효율성과 근시안적인 폐해 역시 동일.

- 환빠
한동안 환빠질을 해본 경험으로 미루어보자면 이것은 창조론만큼이나 어처구니 없을뿐더러, 쇼비니즘을 거쳐 파시즘으로 이르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빨간 줄 하나 추가.

- 음모론자
망상과 피해의식의 결합. 즐겁기는 한데,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곤란함. 그래도 재미는 있기에 빨간 줄 반개.

- 황빠 / 심빠
무식하다거나 해서가 이유가 아니라, 이들의 동작기제가 천박한 자본주의적 욕망이라는 엔진에다 피해의식과 파시즘이 결합된 트랜스미션으로 굴러감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순교자로 여기는 과대망상이기 때문. 위험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빨간 줄 두개.

- 불가지론자
사유의 결과로서가 아닌, 반사유의 원인으로 불가지론을 핑계대는 이들은 게으름이라는 죄목으로 빨간 줄 반개. 개인적으로는 게으름은 효율을 높이는 가장 근본적인 동력이라 생각하지만, 여기에서는 해당안됨.

- 쿨게이
이른바 쿨게이에 대해서는 조건부 빨간줄 한개. 사자와 호랑이가 싸울 때 지켜보던 독수리가 왜 날아서 안싸울까하고 비웃는다는 이솝우화에서처럼, 대개 쿨게이들의 쿨해보이는 지적들은 사실 상당히 단말적이거나 특수한 말꼬리잡기 이상이 되기는 어려워보임. 비판적 시각은 필요하겠으나, 그저 비판을 위한 비판에 그치기 쉬우니, 솔직히 쿨게이들의 행태는 튀어보고 싶은 중2병일뿐.
그러나 나역시 쿨게이의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다.

- 양비/양시론자
쿨게이와 비슷함. 쿨게이가 중2병이라면, 이쪽은 좀 더 현학적으로 보이길 원하는 고2병 쯤 되려나? 불가지론자와 교묘하게 겹치는 부분이 있음. 게으름에 더하여 비겁함을 추가하여 빨간 줄 한개. 황희정승쯤 나이 먹고 하는 짓이라면 빨간 줄 반개 정도 뺌.



그러나 그외 마초이즘부터 소아성욕자에게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가치관들에 대해서는 제법 관대하다.

왜 주절주절 이 이야기를 늘어놓느냐 하면... 오늘 RSS리더기를 정리하며 삭제한 블로그들에 대해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이렇더라는... 오늘 삭제한 블로그 중의 한 개는 그런 줄 모르고 즐겨 읽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그렇더라는, 나름 컬쳐쇼크였어서. 혹시나 이게 고도의 떡밥일까 생각해봤으나, 덥썩 떡밥을 물기에는 만사 귀찮음 모드라 그냥 삭제해버렸음.

 

2009년 3월 13일 금요일

블로그의 가치

2.4
한 제자가 사부에게 물었다.
"여기 결코 트랙백을 사용하지도 않는, RSS를 이용하지도 않는, 심지어 포스팅조차 하지 않는 블로거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를 세상에서 최고의 블로거중 하나로 여깁니다. 이 까닭은 무엇입니까?"

사부는 대답했다.

"그 블로거는 도를 깨달았느니라. 그는 트랙백을 사용할 필요를 초월했느니라. 그는 다른 이와 그와의 관계는 이미 공고해져있고 우주의 조화를 받아들이지. 그는 RSS를 이용할 필요를 초월했느니라. 그는 더이상 다른 이의 블로그를 보는 것을 신경쓰지 않느니라. 그는 포스팅을 할 필요를 초월했느니라. 그에게 모든 블로그는 그 자체만으로 완벽하고, 평온하고, 우아하며 그 결과는 자명하니라. 진실로 그는 도의 신비에 들어섰구나."
 from Tao of Blog


요즘은 매사가 심드렁해서만은 아니고, 여하튼 메타블로그라든가, 블로그 가치평가 시스템논란에 대해서는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무심하게 지켜보는 중이다.

애당초 블로그라는 것에 대해 객관적인 가치척도가 존재하기란 어렵지 않나라는 생각도 있거니와, 그게 가능하다 할지언정 정작 그렇게 객관적으로 측정된 가치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나라는 근원적인 물음때문.

매년 시행되는 무슨무슨 어워드라든가, 무슨무슨 Top 100 리스트를 보고 있노라면, 그런데 그게 나와 뭔 상관... 이라는 생각뿐.
예를 들어 내가 관심가지는 분야가 헐리우드최신영화라고 하자. 그런 상황에서 다른 분야의 블로그 순위따위는 관심밖인데다가, 무슨무슨 리스트라고 해서 꼽힌 영화전문블로그를 보자면, 절반은 나의 취향이나 관심과는 상관없는 주제(베트남 인디 영화를 다루는??)이거나, 혹은 별로 논조가 맘에 안든다든가, 혹은 개인이 맘에 안든다든가 해서 나에게는 별 무가치한 블로그이기 쉽고, 나머지 절반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블로그일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보니 나로서는 그 무슨무슨 어워드니, 무슨무슨 탑블로거니 이런 딱지들에 대해 무관심해질 수 밖에 없다. 그게 붙어 있다 해서 해당 블로그에 대해 신뢰도가 높아진다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또 그런게 안붙어 있는 블로그라 해도 내가 즐겨 본다는 점에 어떠한 편견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무심해질 수 밖에.

결국 그 블로그가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느냐의 문제로 귀결되지, 그 블로그가 세간에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느냐는 관심이외의 일이 되다보니 애초에 그런 객관적인(?) 평가(?)라는 것에 회의적인 입장.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입장이건데, 세상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지는 않은 관계로 블로그의 가치평가나 서열매기기 등의 존재당위성에 대해서는 아예 의심조차 하지 않는바, 그렇다면 (너무나 당연해서 이야기에서 일부러 빼버리는) 개인의 명예욕 이외에 무엇이 그런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할 거라는 인식의 원동력이 되는 것일까?

어떤 블로그의 영향력이나 가치를 평가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당위적 인식의 기저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근본적으로 돈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명예욕을 제외한다면.)

일차적으로는 실제로 그러한 '객관적 가치 측정'이 있어야만 블로그와 그를 기반하여 파생되는 여러부가가치산업들에 대한 비용을 계산할 수 있을 테니까. 이는 단지 블로그마케팅에 국한되는 일만은 아닐테다. 어떤이는 자신의 블로그를 유무형의 마켓플레이스로 사용할 수도 있을테고, 또 어떤이는 블로그를 통해 구인이나 구직을 하려 할테고... 어떤 사업체는 리뷰를 빙자한 광고를 집행하고 싶을테고, 또 어떤 사업체는 또다른 사업체와의 제휴의 시발점으로 삼고 싶을 수도 있고... 어떤 메타블로그는 그런 가치를 기반으로 제휴사업을 중계하고 싶을테고, 또 어떤 메타블로그는 그런 가치평가를 미끼로 참여 블로거들의 모수를 늘리려고 할 테고...
뭐, 그렇게 따지면 결국은 돈... 이라는. (지구상의 에너지의 근원이 태양... 이라는 말과 비슷한 듯.)

굳이  '돈'이라는, 속물적으로 보일까봐인지 모두들 애써 모른 척하는 가치를 굳이 제외하고 나면 남은 건 이른바 인식의 확장, 타인과의 교류 정도일텐데, 위에서 말했듯이 그런 가치평가의 결과물은 그닥 내 인식을 확장시켜주거나 교류를 늘려주는데 도움이 되지는 않는 듯하다.

그러니 나로서는 갑남을녀 장삼이사의 투표질이든 집단지성이든 뭐든... 을 통한 객관적(?)인 가치따위야 애초부터 아웃오브안중.

이는 블로그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서,
내가 만약 주말에 볼 영화를 골라야 한다면 네이버영화별점에 의지하느니 차라리 정성일의 20자 평을 믿을 것이며,
내가 읽을 책을 골라야 한다면 교보문고 주간베스트셀러보다는 Read&Lead에 언급된 책을 고르는 쪽이 훨씬 가치있는 독서경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

흠, 이게 정성일이나 Read&Lead가 엘리트라서 그들의 선택을 신뢰한다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나는 그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있고, 그 취향이 그나마 나의 것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그들에게 나의 선택을 위임한 정도.

비슷한 의미에서 민노씨가 링크걸어주는 블로그들은 적어도 한번 방문해볼 가치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조프위키에 올라온 링크들은 최소한 소소한 재미는 어느정도 보장해준다는 뜻. 기회비용으로 본다면 메타블로그를 뒤지고 있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인 활동인 셈이다.

왜냐하면, 나는 정성일이나, Read&Lead나 민노씨나 조프위키 등에 대해 경험해 보았고, 최소한 그들에 대한 내 자신의 주관적인 가치평가를 마친 상태이며, 그 결과  그들의 언급,추천,소개등에 대해 최소한의 기대치를 설정할 수 있고, 역시 경험상 그러한 기대치에 대한 충족이 확률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 보장되기 때문이다. 결코 민노씨나 조프위키가 어떤 훌륭하고 멋들어진 시스템에 따라 객관적인 가치(무슨무슨 어워드 수상같은, 혹은 몇백만원의 가치를 가졌다거나)를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는 점.

반대로 객관적인 가치(!)를 획득한 블로그의 경우에는, 객관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나자신의 주관적 가치에서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심하게 말하자면 모든 이의 추천을 먹은 블로그야 말로  점점 평이한 소재를 다루며 점점 평균적인 취향이 될 수 밖에 없으니 점점 재미없어진다.

이렇게 전적으로 모든 것은 내 기준에 달려있다는 유아론적인 주관을 피력하면 대략 그 반대 입장도 생각안할 수 없는 바.
어찌되었건, 대중에게 유의미하고 가치있는 무언가를 측정하는게 무의미한 일은 아니지 않겠느냐... 뭐, 나한테는 상관을지언정.
(이 영화, 아마도 재미있을 거야. 물론 나는 안볼거지만.)
(이 책, 너한테는 도움이 될거야. 물론 나한테는 쓰레기지만.)

뭐, 그런 관계로, 나한테 무의미한 것에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놓을 말이 많은 걸보니, 나 역시 쿨게이인 척, 관심없는 척 해도 아무래도 그런 명예욕에서 무관한 도인은 아닌가보다. 하긴, 원래 모든 건 그런 욕망을 바탕으로 돌아가기 마련.


ps. 가치라고 남들이 말하니 나 역시 가치라고 했으나 결국은 인기도와 유명도 아니던가. 그러나 맛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반드시 맛을 보장해주는 것도 아니고, 시청률이 높다 해서 막장드라마가 아닌 것도 아니니 과연 그런 것을 '가치'-'value'라고 표현한다면 결국은 'money'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2009년 3월 12일 목요일

집단지성

오늘 팀원과의 회의중에서...


"그러니까, 집단지성이란 건 분신사바나 다름없다고. 모두가 힘을 빼고 의식하지 않아야 신이 내리는 거라니깐? 만약 누군가 의도를 가지고 액션을 취하려 한다면 그 순간 신님과의 대화는 끊어지는 거지...."

아 띠바, 내가 말해놓고 너무 완벽한 비유라고 생각.

이 남자의 신문읽기

신문을 읽는다는 행위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부여 따위야 나는 모르겠고,

개인적으로 내가 신문을 읽는 행위는 내 자신이 설정한 프레임에 맞는 세상읽기를 위함이다.

그러니까, 조선도 읽고 한겨레도 읽고 좀 그러면서 중립적인 시각을 갖춰야 하지 않겠냐는 군자연한 말씀이나, 혹은 조선일보도 안보면서 조선일보 욕하면 안된다는 경험주의자들의 주장이나, 혹은 여차저차해도 역시 조선일보가 최고(하다못해 문화면만이라도)라는 입장 그 어디에도 해당안됨.

나는 주로 한겨레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정도만 읽는데, 그 이유는, 나 자신의 프레임 -  혹은 가치관과 그나마 가장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이유로 나는 블로그를 가려 읽으며, 비슷한 이유로 나는 TV 프로도 가려본다. 비슷한 이유로 에덴의 동쪽을 안보고 비슷한 이유로 카인과 아벨을 재밌게 본다. 그러나 꽃보다 남자는 예외.)
그나마 비슷하다는 것이지, 어디 100% 완전공감이야 가능하겠나. 개인 맞춤 쪽집게도 아니고, 100%공감이란 뒤집어 말하면 그냥 내 자신이 주관이 없다는 뜻일 뿐.

일단, 내 자신의 프레임에 대한 확고한 신뢰가 있는 바에야 굳이 반대쪽 입장의 신문을 읽음으로써 나 자신의 프레임을 흔들리게 할 이유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 오히려 끊임없이 내 자신의 프레임을 공고히 해나가기 위한 재료로 특정 매체를 선호하는 셈. 
그나마 나의 가치관에 비추어 그나마 비슷한 쪽이라 한겨레가 꼽힌 것일 뿐, 만약 내가 정 반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면 조선일보 열독중이었을 것임.

세상을 보고 읽는 것은 나 자신의 삶과 행동에 대한 정당성과 목표를 얻기 위함이지, 특정 신문의 가치관에 동화되기 위함은 아니지 않은가. 일단 자기 자신의 가치관이 있고 나서야 자신의 가치관과 가장 비슷한 신문이 자연스레 선택되기 마련.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조선일보가 그 영향력을 무기로 우리나라를 보수적(그렇게 표현해도 된다면)으로 만든 게 아니라, 보수적인(그렇게 표현해도 된다면) 다중이 조선일보를 선택하는 것일 뿐.

결론은 뭐. 한겨레의 구독률의 향방은 기사의 질이나 발행면수 따위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그 가치관을 내가 받아들이느냐 못받아들이느냐의 차이.

개인적으로는 조선일보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닥 안티조선에 흥미없음. 뭐,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 읽을 만큼 변태는 아니고. 
어쨌거나, 사람들이 돈에 환장하기 때문에 경제신문들이 팔리는 거고, 와이프는 꽃미남에 환장하기 때문에 F4를 보는거고. F4때문에 와이프가 꽃미남에 환장하게 되었어요... 는 아니니까 뭐.

여하튼 그런 전차로, 인생의 프레임 설정에 획기적인 전환이 없고, 내 맘에 쏙드는 새로운 신문이 창간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계속 한겨레 읽을 거라능.

2009년 3월 9일 월요일

웹사이트 가입으로 똥개훈련하기

맥유저지만 그래도 증권이나 인터넷뱅킹에서는 Windows를 써주는 센스. 그러니까 왜 맥에서 안되냐고 유감스럽다 뭐 이런 건 아니고. 아니, 그것도 유감스러운 게 사실이긴 하지만.

적립금 쌓는 재미에 알라딘 플래티늄 회원등급을 유지하려 도서구입 과소비를 매달 실천하는 나로서는 추가 3% 적립에, 할인까지 해주는 A1 알라딘제휴카드가 매력만점...
그래서 신청하고 오늘 발급받아서 겸사겸사 가입까지 시도해보았다.

1) 회원가입을 하려면 먼저 카드를 받았는지 수령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단다.
그래서 주민번호와 카드번호를 입력하는데...
네자리-네개의 필드로 구현된 카드번호 입력은 자동으로 자리수를 채우면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하여 다른 칸으로 넘어가는데... 자칫 숫자 오타를 내면 수정이 조금 번거롭다. 그나마 다른 사이트보다는 나은게 어떤 것들은 onFocus 이벤트에서 자리수를 체크하여 아예 해당 필드에 진입도 못하게 해놓는 경우도 있으니까.
여하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입력이 끝나고 다음 단계...를 누르면 팝업 블록에 의해 팝업이 막혀있다. 브라우저 기본 설정인 셈이니 어쩔 수 없이 팝업블록 해제를 선택하면 페이지를 다시 로딩... 즉 아까 입력한 내용을 또 입력해야 한다는 소리. 그나마 임시로 이번만 해제를 하면 다음번에 또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대개 무심한 마음으로 자비를 바라며 이 사이트에서의 전체 팝업 블록 해제를 선택할 정도의 노하우는 있다는 것. 다만 늘 팝업블록을 당하고 나서야 블록해제를 하고 다시 재로딩해야한다는... 약간 시지프스적인 원초적 고난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2) 그래서 팝업블록을 해제하고 다시 입력을 하면...
이번에는 해당 팝업내에서 보안관련 ActiveX를 설치하라는 메시지가... 해당 ActiveX를 설치하고 나면 다시 페이지 로딩. 다시 처음부터....  -_-a 뭐, 이쯤이야 한두번 겪는 일도 아니고.

3) 첫번째 ActiveX를 거치면 두번째 ActiveX가....
이 두번째 ActiveX (솔직히 첫번째와 두번째가 뭐하는 놈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도 안읽잖아?)는 첫번째 놈보다 독한 놈인데, 왜냐하면 설치를 위해 브라우저를 전부 종료시키라는 메시지를 내뱉기 때문이다.
결국 브라우저를 전부 닫고, ActiveX를 설치하고나서... 다시 브라우저를 띄우고(자동으로 띄워주지도 않는다.) 다시 회원가입부터 시작.

이쯤 되면 진짜 똥개훈련. -_-a

ActiveX가 필요악이라는 것쯤은 이해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아예 회원가입페이지로 진입할 때 ActiveX를 설치하도록 한다면 불필요한 재입력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사용자에게 입력받을 건 다 받아놓고 정작 마지막 순간에 ActiveX가 없다며 다시 입력해달라는 건... 우웅... (ActiveX가 설치안되어 있는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은행에 가서 기껏 번호표받아 줄서서 창구앞에 갔더니, 담당직원이 자기 화장실 좀 다녀와야겠다고, 그러니 다시 처음부터 번호표부터 받아오라는 소리처럼 들린다.
이러면 그 행원은 잘릴텐데, 웹마스터는 이런다고 잘리지는 않을테니 역시 금융권IT가 짱. 이건 아닌가?
한가지 확실한 건, 이거 만든 사람들은 이거 안써봤다에 백원. 아니면, 개발자들에게만 테스트를 맡겼거나. (유일하게 이런 거에 둔감한 사람들이 개발자들이니까.)

ps. 원래 목표했던 멤버십연결 메뉴 페이지에 접근했으나 순간 당황. 영화 섹션밖에 안보여서 도대체 어디서 알라딘 제휴멤버십을 살펴볼 수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보통 이런 섹션으로 진입시에는 섹션별 서브메뉴를 제공해주거나, 하다못해 전체 섹션을 조감할 수 있는 맵페이지가 존재해야 하는데 다짜고짜 타겟페이지로 이동시키면 어쩌라고. (모두들 영화만 본단 말인가?)
자세히 보니 섹션 바깥쪽, 사이트 좌측 메뉴에 Partner라고 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서 거기에서 해당 페이지로의 진입이 가능하고, 또 최상단의 서비스 메인메뉴 중 멤버쉽파트너라는 메뉴에서 드롭메뉴로 서점섹션으로의 진입이 가능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브라우저를 닫아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는 너그럽게 봐줄 수 있다능.

2009년 3월 6일 금요일

맥사용자로써 가장 화날 때는...

그건 바로 영화나 광고등에 노트북 장면에는 어김없이 나오는 맥들(특히 화이트 맥북이 많다.).

영화 작전에서도 김민정이 마치 맥북에어로 증권HTS를 실행시키는 듯한 장면이 나오고(다행히 HTS가 아니라 웹캠 동영상 중계를 본 것이었음. 뭐, 웹캠 동영상도 브라우저실행이 아니었던 걸 보면 역시 맥용은 아니었던 듯.)
그 외에 여러 광고에서도 어김없이 노트북이라면 역시 맥북... 이라고 할만큼 많이 나오는데...

정작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 사이트는 맥에서는 안돌아 간다능... 이런 XX...

증권HTS 하나 괜찮은 게 있으면 좋겠다능... (이번 개폭락장에 매매타이밍 놓쳐 큰 손실을 본 1인)

개발괴발

지금 다니는 회사는 IT업계 중에서도 굴뚝산업이라고 할 만한 업종에 속합니다. 솔직히 말해 입사하기 전까지는, 저기는 개발자의 막장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

지금은 그런 편견은 없습니다만(월급은 소중한 것이여...),
확실히 이전에 비해 개발이슈에 대해서는 화려함은 없습니다.

(네게 화려하다는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나?넌 가자미다. 진흙 투성이가 되라 -변덕규)


한참 web 2.0이니 신기술트렌드니 하는 것만 쫓아다녔던 때에 비하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를 정도...
그나마 입사후 보직변경으로 개발도 아니고 전략기획만 하다보니 요즘엔 개발감이 무지 떨어지는 듯.

여하튼 요즘은 잠시 회사내 개발팀중 팀장 결원이 생긴 한 곳에 임시로 팀장대리로 개발아키텍트를 겸임하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A서비스 기획을, 오후에는 B서비스 개발을...

그러나 어디 그게 맘먹은 대로 쉽게 2인분을 할 수 있나요.

오늘 작업한 설계를 리뷰해보니 그야말로 진짜 개발괴발... 도대체 내 머리에서 나온건지조차 의심스러워 모두 깨끗이 날려버렸습니다.
심기일전하고, 책들 좀 꺼내서 복습 좀 하고... 머리 좀 맑게 해서 개발쪽의 감을 되찾아야 겠습니다. 벌써 1년째 시작만 하고 끝을 못냈던 아이폰 SDK도 좀 만져보고... 개인적으로 만들고 싶었던 서비스도 틈틈히 개발을 하고...

아. 참... 유부남에게는 그럴 자유가 없지. T_T

2009년 3월 5일 목요일

별을 따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라는 말이 무색하게 동동2를 와이프 뱃속에 인스톨 성공했습니다.

연초 토정비결에 올해안에 득남한다기에, 그럼 2월을 넘기면 안되지...(라고 말하지만 음력으로 치자면 아직 두어달 여유가 남았었다능.)라며 귀찮다는 와이프를 몰래 꼬셔... (이하 19금). 노려서 한번에 설치완료.

이제 12월에 패까서 아들이기만 하면 토정비결은 둥신급의 예언력을 갖는 것임.


회사동료들의 반응은, 매일 술먹고 늦게 들어가는데 무슨 재주로... 라며 의아해했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