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0일 일요일

RSS에 대해. -4- (창고정리)

* 2005년 7월 10일. 이걸로 이 주제는 땡. 역시 앞뒤 context가 빠지니까 이 글만 읽어서는 맹하다.
* 블로그를 옮기면서 RSS 전문공개와 contents:encoded 사용이 되어버렸는데, Wordpress의 기본세팅이 그런지라... 손보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둔다. 뭐, 열낼 거 있나.. 싶기도 하고.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야기하는 것은 동어반복인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일단 몇가지 기본 개념에 대해 오해하시는 부분들이 있어서라고 생각되네요. 자세한 내용들은 앞서 여러차례에 걸쳐 설명했기 때문에 상세 내용은 이전글들을 참조하세요.

1) RSS의 공개/일부공개/비공개.. 라는 개념은 엄밀히 말해 잘못 쓰이는 셈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RSS는 제공/제공하지 않음, 두개의 옵션만 있을 뿐입니다. 오히려 "일부공개"라는 개념이 유효하려면, 그 뜻은 "제한된 특정인에게만 특정 아이템을 제공"이라는 뜻이어야겠지요.
그러나 요즘(?) 쓰이는 "일부공개"라는 뜻은, 아마도 "요약제공"을 뜻한다고 봅니다. 왜 이게 중요하냐 하면, 원래 RSS의 규격자체가 "요약(요약이라기보다는 설명이 더 정확한 번역이겠지만. - description)"을 제공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일부공개"라는 용어는 불필요한 오해/선입견을 줄 수도 있겠지요.

2) RSS 2.0까지의 오리지널 포맷에는 <description>만 존재합니다. <content :encoded>는 나중에 마크 필그림등에 의해 확장기능으로 제안되었으며, 많은 리더기가 이 기능을 지원하나 표준은 아닙니다. 그래서 content:encoded를 쓸 때에는 반드시 description을 같이 써서, content:encoded를 지원하지 않는 리더기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국산 블로그 툴이나 서비스들은 이런 점을 전혀 신경쓰지않고, content:encoded만 쓰거나, 심지어 description안에 HTML코드를 담아 내보내는 만행을 벌이고 있지요.)

3) content:encoded는 문자 그대로, 인코딩된 컨텐트. 즉, HTML코드를 위한 규격입니다. description도 문자 그대로, 요약을 위한 규격이며, 인코딩되지 않은 텍스트를 씁니다.
description이 기본이고, content:encoded가 기본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RSS에 요약을 쓰는 게 우선함을 알 수 있습니다.

4) hof님의 블로그에서 제공하는 RSS를 보더라도 description으로는 요약(또는 전문의 최초 n개의 글자 - no html)만, 전문은 별도의 content:encoded를 통해 제공하고 있음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 김중태님의 블로그의 경우에는 description으로 요약(또는 전문의 최초 n개의 글자 - no html)만 제공하고 있구요. 호찬님의 경우에도 처음에는 description만 제공하셨다가 나중에 description에 전문을 담기는 했습니다.(잘못된 포맷입니다.) 그러나 역시 요약만 제공하는 RSS도 별도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5) 외국의 예를 자꾸 드는 이유는, 국내산 툴과 서비스가 "전부" 잘못되어 있기 때문입니다.(블로그를 만들 때 제대로 공부를 안해서... -_-a 제가 개인용 블로그 툴을 만들어봤고 서비스도 두어개 만드는데 참여해봤고 지금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단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부분에 대해 아무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아마 모르고들 있을 겁니다. -_-a)
실제로, 외국의 거의 대부분의(사실, 예외를 찾지 못했습니다만, 제가 모르는 것도 있을 수 있기에) 블로그 툴과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RSS용 템플릿등을 보면 description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WP등은 description과 content:encoded를 동시 지원하긴 합니다.)
메이저 사이트들이 "유료"라서 description을 사용한다면, 왜 개인용 툴과 서비스들도 하나같이 description을 기본으로 사용할까요? 기술적으로 어려울 일은 하나도 없는데 말이죠.

6)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라는 뜻은, "갱신된 내용을 알기 위해 일부러 사이트에 일일이 들어가보지 않고"라는 뜻입니다. 사이트(페이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들어갈만한 사이트(페이지)만 골라 들어가자는 것이 목적입니다.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면, 조금 과장되게 말해서 사이트 무용론도 등장할 수 있겠죠. 순수하게 RSS만으로 신디케이트되는 서비스도 있을 법 하지 않겠습니까? (RSS가 아닌 ATOM이 대세가 되면 그런 서비스도 가능해지긴 할 겁니다. 또, podcasting같은 특수한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description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죠. - 그런 의미에서 올블로그에서 지원하는 podcasting방법은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올블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올블에서 지원하는 나의 추천글 방법도 역시 동일한 문제가... -_-a)

7) 오해를 심화시킨 건 네이버의 몫도 큽니다. 네이버의 변명인 "저작권 운운"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전문의 글자 일부분"이라 하더라도, 저작권에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작물의 전체가 아닌 부분에도 저작권은 적용됩니다. 따라서 저작권때문에 일부만 제공한다는 소리는 멍청한 소리입니다. (원래, 네이버는 좀 그런 끼가 다분하기 때문에 별로 새삼스럽지도 않습니다만. -_-a)

8) 카트라이더와의 비교는 안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

9) 웹표준화와 접근성의 관점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부분은
- 빈곤층/저개발국/인프라부족환경에서도 접근과 사용이 가능할 것.
- 장애인/학습능력이 낮은 사람/저연령/고연령층등에게도 모두 접근과 사용이 가능할 것.
- 비PC기반의 크로스 플랫폼에서도 접근과 사용이 가능할 것.(크로스브라우저는 말할 것도 없고...)
등이 있습니다.
위의 두가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세번째만 보아도 text기반의 description 사용은 자명합니다. 당장 PDA, 모바일, 키오스크, 웹TV, 기타등등 각종 머신피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content:encoded는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이 description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description을 기본으로, 그리고 꼭 전문을 보이고 싶다면 content:encoded를 별도로 지원하는 것이 옳습니다.

10) 따라서 네이버가 description만 지원한다고 해서 그것을 잘못되었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불편하고 불만일 수는 있어도 말이죠.

11) description을 인정하더라도, 두가지 층위의 불만이 존재할 수 있는데, 한가지는 "글의 일부분"을 description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와, "글의 일부분"을 어디까지로 한정짓느냐겠습니다.
전자에 대해서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불만이신 경우에는 네이버에 "요약-글의 일부가 아닌"을 입력할 수 있는 필드를 제공해달라고 요청해야겠지요. 또 외국의 경우를 들어서 죄송합니다만, de facto 표준 블로그시스템으로 여겨지는 MovableType을 비롯한 대부분의 블로그 툴과 서비스에서는 별도의 "요약"을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합니다. 물론 요약을 입력하지 않은 경우에는 글의 앞부분 일부를 자동으로 요약으로 처리합니다.
국산에는 엔비블로그가 유일할 겁니다. (참고로 국내의 블로그 툴 및 서비스에서 가장 표준에 충실한 것은 엔비블로그입니다. 국내에서 표준은 무시당하고, 비표준이 활개치는게 꼭 블로그계만은 아닙니다만.)
후자에 대해서는 실제로 description자체를 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이틀만으로 충분히 컨텐츠(링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description은 필수 엘리먼트가 아닌 선택 엘리먼트입니다. 네이버에서 이 부분의 개선을 위해서라면, 몇글자까지를 description으로 사용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주는 것이 올바른 해결책이겠죠. 역시 외국의 많은 툴과 서비스에서는 이 description으로 사용할 글자수를 지정할 수 있는 설정을 제공합니다.

12) 네이버가 description으로 본문의 일부만 제공한다 해서 네이버쪽에 득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쓰고 계신 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광고덩어리 네이버에서도 블로그에는 감히 광고를 못붙이고 있습니다. (붙였다가는 난리나겠죠.)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김중태님이 여러번 핵심을 잡아 설명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RSS를 읽다가 관심이 가서(혹은, 그 짧은 description때문에 화딱지나서) 실제 해당 페이지에 접속한다 해서 네이버의 수익이 늘어나거나 할 일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장사속이라고 표현한다면 네이버로서는 억울한 일이겠죠. (평소 행실로 봐서는 뭐 별로 변명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13) 어쨌거나, 결론은 그겁니다. 국내의 RSS포맷들은 대부분 잘못된 포맷이고, 그 잘못된 포맷에 익숙해져있다보니 불편해졌을 뿐이지만, 표준포맷을 사용했다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확장을 요구하거나 개선점을 요구할 수는 있어도 말이죠.

14) 어디 잘못된 포맷이 RSS뿐이겠습니까. 트랙백도 그렇고..

헥헥.. 길게 썼네요. 너무 길어서 안 읽으실지도. -_-a

2005년 7월 7일 목요일

RSS에 대해. -3- (창고정리)

* 2005년 7월 7일, 역시 창고정리중. 옛날에 썼던 거라 context없이 글만 보니 이상...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여, 제목에서 "네이버"를 빼고 시작합니다.)
폴리스님과의 커멘트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어(-_-a 중첩커멘트 템플릿을 이렇게 댓글이 길어질 것을 염두에 두지 않고 썼더니 커멘트 쓰는 영역이 점점 좁아져서...) 따로 포스팅합니다.

제목에서 네이버를 빼긴 했지만, 문제의 시발점이 네이버 RSS 변경이므로 잠깐 언급하겠습니다.

1. 문제의 시발은 네이버가 RSS에 "전문"을 보여주는 대신 "글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에 대해 불만이 많으신 분들이 있으신 듯 하여 그에 대해 적은 글입니다.

2. 제가 폴리스님(그리고 몇몇 분들)께로 트랙백을 걸긴 했지만, 그 불만에 대한 "딴지"를 위해 트랙백을 건 것은 아닙니다.

3. 다만, 네이버가 RSS를 변경한 것이 "불만스러울 지는 몰라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지적하려는 의도였습니다. 혹시 그 의도가 잘못 전달되었다면 글솜씨 없음으로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4. "요약"과 "전문"중 어느 것이 바람직하냐에 대한 소견은 이미 앞글에서 밝혔으므로 여기에서는 다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문중에 RSS라는 단어에 걸린 링크를 눌러보시면 관련 글들이 붙어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Zeldman씨 등이 밝히신 RSS의 정의 등이 포함되어있는 글이므로 읽어보시면 제가 이야기하려던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5. 다만, "글의 일부"를 요약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하는 부분에서는 입장을 밝혀야겠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글의 일부"를 "요약"으로 인정합니다. 네이버의 80byte짜리라 할지라도요. 심지어는, "글의 일부"조차 없는 - 즉 description이나 excerpt가 전혀 없이 title만 있는 RSS도 인정합니다. (제가 인정하고 자시고 할 문제는 아니지만, 입장은 그렇습니다. ^_^)

물론, 별도의 "요약"을 지원할 수 있는 툴들이 바람직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가입형서비스에서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며, 제가 아는 한, enbee.com의 엔비블로그에서만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개의 시스템에서 별도의 "요약"을 지원하지 않는 한, RSS의 본래 목표였던, "구독 여부의 가치판단"을 위한 정보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글과 제목 뿐입니다. 글의 일부라 할지라도 부족하나마 충분히 가치판단 정보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글은 전혀 언급되지 않고, 단지 제목만 가지고도 가치판단 정보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 "category"등의 보조 수단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별도의 요약"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요.

6. 그러므로 네이버의 RSS가 불만스럽다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다시 전문 표기로 바꿔달라"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요약을 입력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7. 앞에서 말한, 메이저 사이트들에 대해 좀 길게 적겠습니다.

메이저(?)의 선정은 대표적 RSS리더인 Feed Demon 1.5버전의 기본 내장 목록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상당히 양이 많아서 일일이 해당 링크를 걸지 못함을 양해바랍니다.

- 요약 혹은 일부, 혹은 캐치카피만 제공하는 사이트
Businessweek, Christian science monitor, CNN, Fast Company, Fortune, Moreover, SmartMoney(기사내용에 따라 제목만 제공하는 경우도 있음), The Motley Fool, Builder.com, CNet, GameSpot, TechRepublic, ZDNet, Digitally Obsessed, Movies.com(본문없이 영화스펙과 메인이미지만 제공), RollingStone, Smart-Popcorn, Variety, Yahoo!News, Ask Yahoo!, Dictionary.com, WiredNews, Kevin,M.D, WebMD, Lockergnome, Reuters, Media Guerrilla, BBC, Guardian, MemoryBlog, The New York Times, The Village Vioce, USNews, Instapundit, PowerLine, Talking Points Memo, Amnesty International, BetaNews, PC Magazine, MajorGeeks, PC World, SnapFiles, ESPN, PR WebSports, SI.com, Extremetech, Gizmodo, Microsoft Watch, The Register, A List Apart, Accessify, Brainstorms and Raves, Digital Web Magazine, Jeffrey Zeldman Report, Meyerweb(에릭 마이어), Sitepoint...

- 아예 제목만 제공하는 사이트
The WallStreet Transcript, The WallStreetJournal, Digital Theater, MedicineNet, Radio Free USA, Mozilla.Org, MozillaZine...

(너무 많아서 대충 생략합니다.)
물론 전문을 거는 사이트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 블로그가 아닌, RSS를 제공하는 메이저 사이트(이정도면 메이저 사이트들이라고 생각합니다만.)들은 대부분 요약 혹은 글의 일부, 혹은 제목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료서비스 혹은 회원제 서비스때문에 그렇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또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또, HTML을 일부 허용하거나 완전 금지하거나 하는 등의 차이는 약간 있습니다.

위의 사이트들은 글의 일부(길이는 각 사이트별로 차이가 있습니다만.) 혹은 제목만 제공하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히(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아닐 수도 있겠군요.) 구독 여부에 대한 가치판단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8. 이런 점등으로 미루어, 네이버의 RSS변경은 익숙한 사용자에게 불편을 줄 지언정, 크게 잘못된 점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불편은, 어떻게 보자면 잘못된 관습에 익숙해져있던 것에 기인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전문 대신 요약-글의 일부 혹은 제목만 포함한 것이라도-을 사용하기를 권장하는 건 그냥 제 개인적인 희망사항만은 아니며, 이미 국내외 많은 블로고스피어에서 이에 관해 논의되어왔습니다. 물론 어느 한쪽이 절대 옳다는 것은 아니며, "전문"을 쓰는 것에 대한 장점은 저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문"을 쓰는게 RSS 규약에 위배(오리지널 포맷에는 없지만 확장을 통해 가능하므로)되는 것이 아니므로 "전문"을 쓴다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권장"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음을 살펴주세요. :)

RSS에 대해. -2- (창고정리)


2005년 7월 2일 토요일

저작권법상 RSS는 불법?

아래 이야기를 하다보니 좀 더 이야기할 꺼리가 생기는군요.

새로운 저작권법이라는 것이 얼마나 자가당착적인가 하면, 그 논리대로라면, RSS도 불법, 트랙백도 불법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온신협의 신문기사인데요.
물론 온신협은 일반인들의 "deep link"는 "허가"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표현을 주의해주세요. "원래 불법이지만, 돈내라고는 안할께. 우리는 음반협보다는 신사적이거덩." 이 소리입니다.

이들의 주장이 뭐냐 하면,
1) 인용(스크랩, 펌)은 불법 (이건 당연한 소리)
2) 링크도 불법. 단, "메인페이지"로 가는 링크는 합법. (???)
2-1) 단, 비영리 목적의 일반 사용자에게는 "허용"

에, 원칙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기사제목"을 쓰고 거기에 링크를 걸어 해당 기사 페이지로 보내는 것도 불법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럼 이게 왜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일까요?

주장 1) "기사 제목"도 "기자의 편집/창작의 소산"이다.

음.. 그럴지도..
??? 그럼, "기사 제목"을 살짝 바꾸면 안될꺼나요? 예를 들어 "남북 정상회담 년내 실현가능성 없어" 라는 제목 대신, "무현 아찌, 정일 아찌랑 밥한끼 먹기 어려워..." 라든가.

주장 2) 니네가 서브페이지로 바로 가버리면 메인 페이지의 광고 수익이 떨어지걸랑. -> 이게 본심.

그렇습니다. 온신협이 deep link를 막는 근본적인 이유는, 광고 수익때문인겁니다.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인용/펌/스크랩/프레임링크(이 괴상한 용어는 또 뭔지. -_-a)만 막으면 됩니다.

문제는, 이것을 RSS에 적용시키면 매우 이상한 모양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웹 RSS 리더 서비스들은 모두 불법입니다. RSS등록을 링크에 대한 동의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Q.당연히 사용자 자신의 RSS등록은 링크에 대한 동의라고 할 수 있으니까 올블 등에는 상관없는 것 아닌가???
네. 올블은 "가입/등록"이라는 절차가 있습니다만. 익명 등록이 가능한 서비스였다면 아마 문제가 있었을 수도. 막말로, 조선일보에서 RSS를 제공해놓고, 그것을 익명 등록한 후, "어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여기에 링크가 걸려있네??"라고 소송들어와도 할 말 없다는 거죠.
"우리는 RSS를 제공하지만 올블에 제공하려는 것은 아니거덩??" <-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같지 않나요? ^_^. 얼마전 리플온, 그리고 더 올라가서 다음 RSS넷 때 많이 들어보셨죠?

Q. 뭐가 문제???
올블같은 "메타서비스"야 그럭저럭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만, 개인용 웹 RSS 리더프로그램들은요? 여러분들이 "허가없이" 어느 블로거의 RSS를 개인용 웹 RSS수집기에 등록(자신이 읽으려는 목적으로)해서 읽는 것 조차 "불법"이 되어버린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에서 간과한 점이 있죠.
RSS는 "공개"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 즉 RSS를 달았다는 뜻은, 누구든지 마음대로 가져가서 사용해라.. 라는 암묵적 함의입니다. 그래서 국내 신문사들은 결코 RSS를 제공할 리 없죠.(실 제로 오마이뉴스라든가 몇몇 신문사에서는 제공하고 있습니다. 뒷감당을 어찌할른지는 저도 모릅니다. ^_^) 사용자들이 웹 RSS 리더에 등록해서 부지불식간에 저작권법을 위반할까봐 걱정되서 친절하게도 RSS제공을 안해주시는 것일지도...(그럴 리 없음. -_-a)

RSS 이야기를 하다보니 Trackback이야기도 빼먹을 수 없네요.
트랙백을 받는 쪽에서야 "트랙백 보내는 것이 링크에 대한 동의"로 간주해서 받은 트랙백 리스트를 보여줘도 상관없을 수 있지만(어느 천재적인 변호사가 "트랙백 보내는 것을 링크에 대한 동의로 간주할 수 없다"는 판례를 이끌어내기 전까지), 반대로 보내는 쪽에서는 "어디어디로" 트랙백 보냈다고 보여주는 건 "deep link" 불법이 되어버리는 셈입니다. 에, 여기서도 온신협의 주장에 따라 해당 서브페이지가 아닌 사이트 메인페이지까지만 링크를 건다면 혹여 빠져나갈 구멍이 생길 수도 있겠네요.

자, 더 웃긴 것을 생각해봅시다.
메인 페이지라는 건 도대체 뭐죠? 네이버 블로그의 메인 페이지는 어디입니까? http://blog.naver.com 입니까? http://blog.naver.com/xxxxx.do 입니까?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라면 아마도 http://blog.naver.com을 가리킬 겁니다. 온신협의 주장대로라면, 네이버 블로그의 수많은 사용자들의 블로그에 대한 링크 자체도 서브 페이지 링크가 되는 셈입니다. 지식KIN에 대한 링크를 엠파스가 제공한다고 불만인데, 블로그에 대한 링크를 제공하는 다른 사이트들은 괜찮은가요? :)

좀 다른 웃긴 것을 생각해보죠.
저작권을 지켜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좀더 줄여보자면 "재산권의 침해"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저작권 침해의 주요 판단 요인은 "(미래를 포함한)재산권"이 침해되었느냐 아니냐입니다.
엠파스가 열린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열린 검색에 포함되는 바람에 덩달아 다른 포털들의 트래픽이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트래픽에 따른 광고수익만 생각해본다면... 다른 포털들은 엠파스에 커미션을 줘야할 판입니다. 트래픽 늘려줘서 고맙다고. 과연 "재산을 늘려주는 재산권 침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을까요?
?? 혹시 트래픽은 증가했지만 수익은 안늘었나요?? 트래픽이 증가해도 수익이 안는다니, 도대체 그 포털의 수익 모델은 무엇? 아니, 그럼 지금까지 노출당/클릭당 광고비 받아먹은 것은 무엇????

하나만 더.
한동안 CCL(Creative Common License)을 다는 것이 유행이었지요. 그런데 CCL의 본래 취지에 대해서 다들 한번씩 생각해보셨습니까? CCL은 "금지"를 위한 약속이 아니라, "최소한의 조건으로도 허용가능"을 위한 약속입니다. CCL을 다는 것이란 "불펌 금지", "영리적 목적 금지", "허가를 받으시오".. 라는 뜻이 아니라, "(몇가지 조건만 지켜준다면) 마음대로 가져다 쓰세요."라는 것을 위한 겁니다. CCL이 없어도 여러분의 저작권은 이미 법으로 충분히 지켜지고 있답니다. 기존의 저작권의 개념하에서는 "조건부허용"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CCL이 그것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이죠. 이해하시겠나요? CCL은 "금지"를 위한 딱지가 아니라 "허용"을 위한 딱지입니다.

에고.. 무지막지하게 길어졌네요.

결론은 뭐, 이런 겁니다.

1. RSS는 "공개"를 목적으로 합니다. "공개"에 제약을 걸지 마세요.
2. 현재의 저작권법은 "전송권자"의 이득을 보장할 뿐, "창작자"의 이득에는 별 도움이 못된다. (어째서 결론이 이걸로 점프하는 거냣!!)
3. 시대착오적 저작권법은 온라인의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4. 웹상에서의 언론/출판/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한다.

누군가 총대매고 위헌소송이라도 걸어야하지 않을까 진지하게 희망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