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4월 22일 수요일

대북사업 단상

회사에서 '대북사업'이라는 코드명(?)의 프로젝트 책임자인지라 북한땅도 다녀오고, 북한사람들이랑 메일도 주고 받고 있는 마당에 최근 북한과의 관계경색이 신경안쓰일 수는 없는 일.

아마도 올해는 평양이나 개성방문은 어려울 듯 싶다.(대련이나 심양, 북경을 이용하게 될 듯.) 그걸 떠나서 북한이랑 계속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당연.

지난 여름부터 거진 10개월 가량 경험해본 바 느끼는 몇가지 단상.

* 북한 사람들은 철저하다.
다른 말로 하면 깐깐하다. 남한에서 흔히 통하는 '한국식' 접근법은 안 통한다. '나머지는 진행하면서 그때그때 상황봐서 결정하죠..'라든가, '척하면 착...'  같은 것은 무리. 'deal'이라는 개념도 없다. 돈문제를 봐도 100원이 드는 일이라면 100원을 불러야 한다. 네고할 걸 예상하고 120원을 부르고 상대쪽에서는 80원을 부른 후 딜을 통해 95원에... 같은 방식을 이해못할 뿐더러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자존심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긴 deal이라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의 양식미에 해당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폴레옹 이전의 프랑스 육군장교들은 전술전략 대신 항복절차에 대해 토의했다고 하던가? 북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보다보면 가끔 우리가 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뭐, 그렇다고는 해도, 요즘은 북한 사람들도 빠꼼이가 다 되어서, 나름 딜하는 거 잘한다. 사실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보다 더 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련미가 떨어져서 그렇지.

* 자존심이 세다.
물론 북한도 돈이 필요하니까 우리랑 사업하는 게 사실이긴 하지만, 어쨌든 표면적으로는 자존심 > 돈 이다. 남한에서 자존심 < 돈 이랑은 다른 모습. 그러니까 계약이나 협상할 때 자존심을 상하게 하면 곤란하다. 일단 갑,을 관계에 대한 이해가 우리랑은 완전 달라서, 완전히 동등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따라서 우리가 갑이라 한들 노예처럼 부리겠다는 생각은 포기해야 한다.
반대로, 자존심을 자극하면 어지간히 무리한 요청도 제법 잘 들어주는 편이다. 이런 것도 남한에서의 관습과는 다른 편.

* 북한의 인건비는???
개성공단은 1인당 평균 인건비가 월 60달러 수준이라는데, 우리 프로젝트는 개성공단에서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특수업무라서 일괄비교는 어렵고 또 사외비라 여기 블로그에서 공개하기는 곤란.

여하튼 한가지 에피소드는, 처음 내가 프로젝트 비용을 산출하며 인건비를 잡았는데, 와... 너무 적게 잡은 거 아냐... 하고 내심 고민하며 기안을 올렸다가 왕창 깨졌음. '너무 적게 잡은 거 아냐'라고 고민하던 금액에서 0을 하나 더 뺀 게 '시세'라고 함. 아니 그래도 나름 그쪽에서는 엘리트들인데 진짜 그거만 줘도 되는 건지 한참을 고민했음.

아무튼 싸기는 진짜 싸다. 솔직히 개성공단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자세히는 모르지만, 일반적인 제조업체라면 확실히 개성공단은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는 매우 높다고 하겠다. 그래서 현재의 남북대치 상황은 사실 좀 안타깝다.

* 쓸 데 없는 단상.
북한과의 통일후 혼란을 막기 위해, 혹은 북한 내부의 저항압력을 위하여, 혹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뭐 기타 등등 다양한 이유로...
북한의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는 주장들이 있는데...
다른 이유는 모르겠고, 북한의 경제가 나아지면 북한 내부에서 저항압력이 높아져 정권교체나 통일압력이 생길거라는 관측은 좀 무리아닐까.
북한이 지금보다 먹고 살만해진다면 뭐가 아쉬워서 남한이 하자는 대로 오냐오냐 따르겠냐는 생각이 퍼뜩 듦.
뭐, 그렇다고 대결구도로 가자는 소리는 아니고.

2009년 4월 17일 금요일

성공적인 사내 제안을 위해

회사의 어린 개발자 한 명은 가끔 나에게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들을 들려준다. 사업부서는 다르지만 명색이 기획사업부에 속해있는지라 그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있는 편인데...

문제는, 그의 '아이디어'를 들을 때마다 내가 부정적으로 답변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어느날 들어버렸다는 것. 왠지 '말이 통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기우.

고리타분한 꼰대가 되어버린 느낌.
그러나 반대로, 그 친구 역시 단상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제대로 된 사내 제안을 할 줄 알 필요가 있겠다.

그 친구의 첫 제안은 아마도 일본워크샵때로 기억하는데, 그 때 우리 회사에도 사내제안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 때부터도 나는 그 의견에 반대(?)를 했었는데, 내 생각은, 사내제안제도가 없는 것이 문제는 아니라는 것...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

단편적인 아이디어 개진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고 진정으로 통용될만한 사내제안을 하기 위해 알아야할 것들...을 다룬 책 두 권 소개로 갈음해본다.


The One Page Proposal - 8점
패트릭 G. 라일리 지음, 안진환 옮김/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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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파트가 아니거나 경험이 부족한 친구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기 자신이 뭘 말하고 싶은지 전달을 못한다는 점'.

대개 이렇다. 어떤 아이디어가 생각난다. 스스로 생각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냥 생각난 대로 입밖에 내고 만다. 끝.
정반대의 경우는 이렇다. 어떤 아이디어가 생각난다. 스스로 생각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가능한한 모든 근거를 끌어들여 2백페이지의 제안서를 만들어 제출한다. 끝.

이 두가지 경우 모두 적절하지 않다. 전자는 피상적이고 즉흥적인 결론을 통해 그 속에 숨겨진 진의를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채 표면적인 부분만 말하고 만다. 예컨대, 야근수당을 지급하면 야근효율이 올라가지 않을까요.. 라는 제안은 애초에 최근 늘어난 야근이 정규근무시간에서의 업무 비효율때문이라는 것을 잊고 있는 상태일 수도 있다.
후자는, 대부분 그러한 제안을 받아들이는 입장이 자신보다 상급자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개 쓰레기통으로 쳐박히는 지름길이다. 아마도 상급자는 자신보다 기술적으로 뒤쳐지거나, 상대적으로 고루할 수는 있겠으나, 한가지 더 나은 점이 있으니, 그건 바로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판단하려면 그것에 대해 콕 찝어줘야 한다. 대개 상급자의 시간비용은 제안자의 시간비용보다 비싸기 마련. 심지어 2백페이지의 제안서를 만드는 데 제안자가 사용한 시간비용보다 상급자가 그걸 읽는데 드는 시간비용이 더 비쌀 수도 있다. (연봉이야기가 아님.)

한 페이지로 정리되지 않는다면 방향을 잃어버렸다고도 할 수 있다. 한 페이지 안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모두 담지 못할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 페이지로 줄이느라 이런 저런 요소들이 빠지는 것을 두려워 말 것. 대개 상급자가 월급을 더 받는 이유는 그런 부분을 감안하여 의사결정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한 페이지로 상급자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면 추가되어야 할 부가요소들은 추후에 잘 정리해서 2백 페이지쯤으로 해서 실무자에게 전달할 때에나 필요한 것.



당신의 기업을 시작하라 - 6점
가이 가와사키 지음, 김동규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
대개 사내제안의 경우 '무책임'으로 흐르기 쉽다. '이런 상품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요?' 수준. 
물론 제안자 본인은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제안하는 것이겠지만, 회의적인 상급자를 설득시키려면 확신 이상의 무언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통 그 무언가는 '실증'이 될 텐데, 예를 들어 제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통계, 시뮬레이션, 프로토타입 기타 등등 여러가지가 될 터이다.
이런 것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안은 그저 제안일 뿐.

'우리 회사에서도 SNS 서비스를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제안을 상급자에게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를 만들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리소스, 수요예측, 예상 실적, 마케팅 방안... 여러 가지 자료들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을 아무리 삐까뻔쩍한 기획서로 만들어봤자 돌아오는 대답은,
'그건 니 희망사항이고...'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1/10 혹은 1/100 사이즈로 모형을 만들어 제시하는 것. 
업무 외 시간에 약간의 개인 시간을 희생해서 자신이 만들고 싶던 SNS 서비스를 작게 한번 만들어보는 것. 완성이 되지 않아도 좋고, 성공하지 않아도 좋다. 미완이면 미완인 대로 가능성이 보일 단계가 되면 그 때,
'저 혼자 틈틈히 30시간의 투입으로 간단히 만들어본 모형입니다. 현재 제 개인친구들한테만 공개해두었고 사용반응은 이 정도로 호의적입니다. 이 결과로 미루어 만약 회사에서 8명의 팀을 조직해서 정식으로 개발해본다면 4개월 후 이러저러한 형태로 오픈하여 성공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하면 아마도 90%는 채택될테다. (당연히 해당 팀조직의 책임위치로 승진할 것이고.)
만약 그 가치를 몰라보아서 채택이 안된다면, 퇴사해서 독립하거나, 경쟁사에 팔면 됨... :)

그러려면 혼자서 스타트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사내제안용 실무서는 아니지만, 사내제안을 하려거든 최소한 창업하는 마인드로 시작하라는 바램으로 권해본다.

이쯤은 해줘야...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123328

머,멋진데? 스케일이 다르다구. 진보찌질이들은 꿈에도 못꿀 이런 스케일.


2009년 4월 16일 목요일

찌질하게 살기


가난뱅이의 역습 - 6점
마쓰모토 하지메 지음, 김경원 옮김, 최규석 삽화/이루
...
'부자로 살면 과연 행복한 것인가'
이 질문에 우리는 남들의 눈치를 살짝 보며 '부자라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나 좀 더 부자가 되기를 바라고 또 노력한다. 부자라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우리는 부자가 되려 끝없는 경쟁속을 빠르게, 혹은 느리게 전력으로 달린다.
과연 어느 만큼의 부자가 되어야 이 질주를 멈출 수 있을까.

나는 모른다. 가끔, 지금 연봉의 두배를 받는다면 나는 거기에 멈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만약 그 때가 되더라도 나는 아마 그 두배를 꿈꿀 것 같다.

생각해보면, 지금 내가 불행하다면 그 이유가 반드시 돈 때문만은 아닐 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자가 되려 한다. 돈으로 불행을 팔고, 행복을 살 수 있는 것만도 아니라면서도 그래도 역시 돈을 찾는다.

까고 말하자면 이런 거다. 부자가 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난하면서도 행복하기란 더 어렵다고 다들 직감하기 때문일 것이다.

무소유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나누고 바치며 살자.. 뭐 이런 이야기 해봤자 씨알도 안먹히는 건, 그런 수도승같은 생활이 재미있을리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누군가 부자로의 치킨게임을 멈추게 하고 싶다면 가난하게 사는 것이 숭고하거나 아름답다고 에둘러 미화시키지 말고, 있는 그대로 궁상스럽고 찌질하게 살아도 무지하게 재미있다라는 것을 증명해주어야만 한다.

그리고 여기에 그 증명이 있다.

솔직히, 이 책.. 좀 유치하다. 찌질하고 궁상스럽다. 똑같은 상황을 정반대의 눈으로 보자면 막장인생쯤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삶이 재밌댄다. 재밌다고 혼자 그렇게 살아봤자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루저의 허세쯤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그래서 그는 자꾸 세상에 딴지를 건다. 가난뱅이들을 모아 소동을 일으킨다. 불온한 반란이다. 잘나가는 부자들의 세상에 역습을 가한다. 

물론 그 역습이 성공할리 없다. 그러나 그게 무슨 대수랴. 저자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가난뱅이로써 즐겁게 살고 싶을 뿐.

일부 엘리트-부르주아 진보진영의 군자연한 태도에 질린 사람들이라면, 가난뱅이로써 사는게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한번쯤 곱씹게 만들만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2009년 4월 15일 수요일

블로그 정리

링크나 실명을 대놓고 말하기에는 너무 소심쟁이라...

그간 누군가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던 블로그 하나를 지웠다.
처음 보았을 때에는 고개를 약간 갸웃하면서도 재기라든가 골계미라든가, 반어법인가 라는 생각도 했는데...

아무리 읽어보아도, 그건 그냥 독기와 악의뿐인 글로 채워진 블로그인 것 같다. 모르겠다. 삼인행에 필유아사라고도 하고, 반면교사라고도 하지만, 아무리 뭔가 의미를 찾아보려해도 왜 읽어야 하는지 의의를 찾지 못하겠다. 그래서 지웠다.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누군가가 무엇인가에 대해 노력하고 있다면, 그 의도와 그 결과에 대해서 비판 혹은 비난을 할 수는 있겠지만, 행동하는 그 자체에 대해 비아냥거리기는 어렵지 싶다. 그 반대의 경우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다윈상 후보들. 의도는 좋더라도 행동 자체가 멍청한 경우니까.

아무튼 제법 쿨한 척하는 블로그들이 타인을 조롱하는 것이 쿨한 행동인양 처신하는 것을 보면 그냥 그건 사춘기 중2병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물론 나 자신도 그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긴 하지만.

말 나온 김에 또 주기적으로 리더기의 블로그 숙청 작업에 들어가야겠다. 지금은 너무 많이 등록되어 있다.

2009년 4월 13일 월요일

알라딘 유감

알라딘 TTB를 사용하면 Chrome에서 악성사이트로 분류된다. aladdin 도메인에서 가져오는 이미지가 문제. 덕분에 TTB를 쓰는 내 사이트도 악성 사이트의 위험이.

알라딘.. 얼렁 고쳐주길. 나, 매달 20만원씩 책 사주는 우량고객이라능...

총,균,쇠 그리고 Civilization


총 균 쇠 - 8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문학사상사
...

앞에서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불현듯 이 책에 대해 써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들어서 포스팅.

퓰리쳐상에 빛난다는 '총,균,쇠'는 '어째서 민족,국가,문명간에는 우열의 차이가 존재하는가?'라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노예무역이라든가 대동아공영권, 홀로코스트, 그리고 현대의 식민자본주의에 이르기까지 이 주제는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떡밥이었다.이 떡밥은 현재에도 2CH의 혐한쓰레드라든가, 혹은 대한민국의 개소문이라든가, 또는 네오나치즘이라든가 KKK단이라든가, 이주노동자포비아라든가 뭐 기타등등 여전히 유통기한이 생생하게 남아있는 상황. 

대개 이 떡밥을 잘못 물게 되면 '민족이나 국가나 문명간에 우열의 차이는 없다.'라는 식으로 반론하다가 자승자박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 지점에서 명확하게 포인트를 집어준다.
'우열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운이 좋아 얻게 된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될 뿐이다.'

어째서 4대 문명인가, 어째서 비옥한 초승달 지역은 현재에는 듣보잡 취급을 받는가, 왜 아메리카대륙은 반대로 유럽대륙을 점령하지 못했을까? 중국은 왜 근대에 들어오며 유럽에 뒤쳐지게 되었는가...
뭐, 이런 이야기들이 조금 두껍지만 지루하지 않게 쏙쏙 들어오는데...

이렇게 쓰면 이건 일반적인 독후감인거고...

원래 쓰려던 내용은 여기서부터.

헌데, 나는 이 책을 잡고 읽을 때에, 무릎을 치며 그래, 맞어, 그렇지... 를 외치다가도, 그런데 언젠가 어디선가  이 내용을 꼭 읽어본 것만 같은 기시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심지어, 다음 페이지에 무슨 내용이 나올 것인지 조차 예언할 수 있을 정도. 처음 읽는 책임이 분명한데도 말이지...
이 위화감의 존재를 내내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앞서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을 읽다가 퍼뜩 든 생각.

'Sid Meier's Civilization이잖아!!!', 유레카!

Sid Meier의 Civilization에 대한 설명은 여기.

Life game에서 영감을 얻었음이 분명한 이 게임을 해본 사람이라면, '총,균,쇠'의 모든 내용이 게임 안에 녹아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예를 들자면, 최초 시작시에 주변에 강이 있는지, 바다가 있는지, 어떤 광물이 있는지, 어떤 자원이 있는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자원의 생산과 인구의 증가, 리소스의 분배 및 투자, 그리고 다른 민족과의 상호작용, 이룩한 성과로부터의 피드백영향, 환경요소의 제어 및 강화...

설마, 제레드 다이아몬드와 시드 마이어가 서로 상의했을리는 없을 테고, 또 설마 어느 한쪽이 참조했을리도 없겠지만...

어쨌거나 결론은 이렇다. 책이든 게임이든 둘 중 하나를 경험했다면 나머지 한쪽에 대해서는 훤하게 궤뚫게 될 것이다. 정보나 지식, 가치를 전달하는 데 있어 책이든 게임이든 형식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같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책을 썼던 제레드 다이아몬드보다, 오히려 게임으로 만들어낸 시드 마이어가 더 대단하지 않은가?

라프 코스터가 모든 게임은 에듀테인먼트라고 이야기 한 가장 확실한 실증이랄까.(뭐, 원래부터도 Civilization은 에듀테인먼트의 대표격으로 불리우고 있긴 했지만.)

ps. 혹시 Civilization 중독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이라면 다음 사이트를 방문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