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7월 10일 금요일

티맥스 윈도가 공공기관 납품을 목표로 한다면...

티맥스 윈도가 조달청 납품을 목표로 하는지, 기업시장 납품을 목표로 하는지, 혹은 개인사용자를 목표로 하는지 관심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그러나 아마 개인사용자 대상은 어렵지 싶다. 왜냐하면, 오리지널 MS Windows를 능가하는 다종다양한 디바이스 호환성이라든가, 하드코어한 퍼포먼스 튜닝까지 담보하는 것은 배보다 배꼽이 큰 일이기에.

아마도, 티맥스의 속셈은, 규격화된 디바이스에 적절히 맞춤된 OS, 그리고 OA수준의 표준어플리케이션으로 공공기관 납품을 목표로 할 것 같다. 잘되면 기업의 일반 업무용 PC 시장도 넘보고.

어차피 이런 곳에서는 오피스와 인터넷만 잘돌아가면 용도의 90%는 커버될테니, 굳이 MS Windows와 성능경쟁을 할 필요는 없겠다.

그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글을 보니, 아마도 운영체제와 어플리케이션 두가지를 동시에 출시하는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상당한 전략미스가 보인다.

1) 애매모호한 포지셔닝
MS Windows 위에서 돌아갈 수 있는 티맥스 OA 어플리케이션. MS 오피스를 돌릴 수 있는 티맥스 윈도.
얼핏보면 엄청난 호환성인 것 처럼 들리지만, 뒤집어 말하면, 바퀴를 두번 만든 셈. 유일한 장점인 가격요소를 제외하면 굳이 갈아타야할 이유가 없다. 대체재로 작동하길 기대하겠지만, 그저 오리지널의 카피(?)로 받아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MS가 출혈을 감소하고 기관/기업용 솔루션 비용을 대폭 낮춰 제안한다면, 티맥스 윈도는 그대로 시장에서 퇴출된다. 가격대를 MS의 2/3 수준으로 잡으면 성공을 자신한다던데, 그말은 MS가 30%정도만 할인해도 경쟁력이 없어진다는 뜻. 최소한 투자비용 회수의 측면에서도 MS쪽이 티맥스보다 여유로울 것은 자명하니 할인경쟁으로 들어간다면 상당한 시궁창싸움이 되겠다. 물론 티맥스쪽이 불리한.

2) 욕심이 과하여 성급했다.
예를 들어 오픈오피스라든가 하는 MS OA 어플리케이션의 대체재들이 현재에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무료인 것들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새로운 OA 어플리케이션 수트를 만든 이유는 나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그렇다 해도, 그러한 자신감이 시장에서 증명을 받았어야 했다. 즉 OS와의 동시출시보다도, 먼저 오피스프로그램을 시장에 내놓아보고, 사용자단의 개발능력 및 품질에 대해 시장에서의 반응을 확인했어야 한다.
물론 어플리케이션 개발과 OS개발이 같은 라인에서 이해될 성질은 아니지만, 최소한 시장에서의 인지도나 신뢰도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과욕으로 인해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3) OS가 먼저? 어플리케이션이 먼저?
아무래도 어플리케이션 개발이 OS개발보다는 쉬울 듯. 어플리케이션을 먼저 출시 하여 평가를 받고, 기관이나 기업에 납품 실적이 쌓인 상태에서 비슷한 성능의, 더 저렴한 OS라는 포지션을 잡는다면, OS에 대한 개발기간을 더 확보할 수 있었을 테고, 당연히 완성도도 더 높게 가져갈 수 있었을 터이다.
아마, 대개의 조달사업들이 H/W+OS+어플리케이션 일괄납품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OS 동시출시의 압박을 받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또 찾아보면 안그런 조달사업들도 분명히 있기에 좀 안이한 판단이라는 느낌.

개인적인 소감은...
그저 한국적 특수성에 반짝 기댄 해프닝으로 마무리되어질 것 같아 씁쓸.
뭐, 경영진이야 손해 좀 보는 거겠고, 티맥스는 원래 시장에서 탄탄한 회사이니까 크게 지장은 안받을 수도 있겠지만...
월화수목금금금일하고, 맹장이 터지고, 이혼을 당한 실무진들의 노고는 누가 어떻게 보상해줄 것인가. 심지어 티맥스 윈도가 성공한다 치더라도 말이지.

댓글 4개:

  1. 새로나오는게 윈도 7이라고 그랬는데

    윈도 9 현수막이 강남 길가에 펄럭여서 뭔가 했어요

    요런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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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1번에 약간 보태야 할것이 있지요.

    '국산'이라는거. 공공기관 납품은 일단..국산이면 먹혀 들어가니까요...

    괜히 하나도 안사들이면 "더 저렴한 국산 대체품을 외국제품만 사는 정부" 이딴 식으로 비판을 받을수도 있고 -_-;



    그래서 티맥스가 더더욱 애국 마케팅을 하는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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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Draco - 2009/07/10 11:59
    네.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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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글 잘읽었습니다. 2,3번에 오피스 언급하셨는데 티맥스 실무자의 얘기에 의하면 7/7Show를 위한 전시용품이었던것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바퀴를 두번 만든셈'인데 그럴듯한 홍보를 위해 긴급히 공개된 오피스소스로 부랴부랴 만들어서 같이 공개하면서 OS에서 많이 부족한 부분을 스리슬쩍 어플쪽으로 시선이동 시켰습니다. OS와 어플 다 준비되었다는 제품구성의 부피도 늘렸고요. 어디까지나 IT를 모르거나 사용만 하는분들에게는 충분히 먹혔다고 봅니다. 브라우저도 같은 이유로 추가되었고 액티브액스 호환은 정말 잘먹힌 반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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