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3일 월요일

내가 옴니아를 무시하는 이유

Windows Mobile (CE) 이기 때문.

HP iPAQ 3660, 3870, 5450, 2210, 4700, 212
Jornada 720
Dell Axim X5
Fusitsu PocketLoox 600
Cyberbank POZ 2470
ASUS MyPAL A600
Toshiba E740, E550
Samsung Nexio 150
NTT Sigmarion II

이상은 그간 내가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리뷰해보거나, 개발에 사용해봤던 Windows Mobile 기계들. (네비게이션도 포함시켜야 겠으나, 네비들은 보통 OS와 상관없는 사용성과 인터페이스로 되어있어서...) 뭐, Windows Mobile이 아닌 Palm이나 요피같은 거는 빼고도 제법 꽤 되네.

WM 6.1은 사용해보지 못했으나  6.0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보자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듯. 6.5 역시 일단 알려진 대로라면 WM 5에서 근본적인 변화없이 껍데기만 조금 바꾼 수준이라고 해도 틀리지는 않을 듯.

어찌되었건 새삼스레 WM이 탑재된 옴니아가 주목받고 있으나, 터치의 감촉이나, 프로그램 개발시의 불쾌함이나 기타 다종다양한 잡다구레한 WM의 한계상 당분간은 WM이 탑재된 장비는 쳐다볼 생각이 없는 현실이다.

사실상 Windows Mobile 계통의 PDA/PocketPC/SmartPhone 등등이 새삼스럽게 주목받는 것도 웃기는 일이거니와(본질적으로 따지자면 지금의 옴니아나 5년전의 싸뱅 POZ나 근본적인 차이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 여전히 WM(및 WM탑재기기)은 뭔가 핀트를 잘못 맞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Outlook이 듣보잡 어플리케이션 취급받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닥 성공적이지는 못할 듯 하다. 왜냐하면...

"자, 이제 100만원짜리 핸드폰을 샀는데, 이걸로 뭘 할 수 있지?"

10년전에도 그랬고, 현재도 WM진영은 이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 물론 몇몇 IT지향 얼리어답터들에게야 ActiveSync와 무선랜을 번갈아가며 PC와 싱크해서 만화를 옮겨담고, RSS리더기에 블로그를 등록해서 지하철안에서 읽고, 모블로깅을 거뜬히 해치우는 기염을 토하기는 하겠지만. (이 역시 5년전에 이미 PocketPC로 하던 짓들.)

WM의 근본적인 한계는 단말기벤더들이 전부 WM의 기본UI를 활용하는 대신, 기를 쓰고 경쟁사(Apple)의 UI를 훔쳐쓰는 데에서도 알 수 있다. Today 화면은 아직 살아있기는 한 걸까? 옴니아HD가 Symbian으로 나올거라는 것만 봐도 WM기반의 옴니아를 100만원 주고 사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공짜폰도 수두룩한 세상에 고작 WM 탑재기기 따위에 그만한 돈을 낼 가치가 있는지는 아무리 정당화를 시켜보려해도 나에게는 어려운 일.


ps. 내가 원래 대가성 리뷰어 출신인지라(저 위에 PDA의 일부들을 포함하여 많은 수가 대가성 리뷰대상이었음.), 돈받고 하는 리뷰에 대해 아무런 감정따위는 없다. 오히려 리뷰쓰고 돈버는 것을 나쁘지 않게 여기는데, 다만 그건 쓰는 입장에서고, 내가 읽는 입장일 때에는 당연히 대가성 리뷰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나 역시도 아무리 불편부당하게 쓴다고 다짐해도 결국 조금 빨아주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뭐, 쓰는 사람들이야 자기 양심에 안 꺼려질 정도로 쓰면 그만이고, 읽는 사람들이야 색안경끼고 읽어도 뭔 상관이람. 그냥 그런게 세상인 걸, 공연히 결백하다 주장하는 사람이나 결백하라고 요구하는 사람이나 다 에너지가 남아돌아 하는 일들 같다. 쓰는 사람들은 써서 이익을 보시고, 읽는 사람들은 안 읽어서 시간절약해주시라. S사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리뷰써서 돈도 갈취하고 대신 대가리뷰 안읽기 캠페인을 벌여서 주목도도 낮춰주시면 금상첨화되시겠다.

ps2. 가끔 일본여행갔다가 '요시노야', '모스버거' 같은 곳들을 추천 맛집이라고 소개하는 경우들이 있다. 사람은 자기가 직접 경험한 것에 후해지기 마련이다. 인지부조화현상. (그 반동으로 직접 경험한 것을 후려쳐서 일부러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댓글 2개:

  1. 이 글을 이제야 읽네요. : )

    진작에 읽었어야 하는건데 말이죠.

    절반 정도는 제가 워낙에 문외한이라서 못알아 먹었지만, 말미에 주신 말씀은 재밌게 읽어습니다.



    이제 새봄도 되었으니 가열차게 우아하고, 담백솔직 유머러스한 블로깅을 애독자 입장에서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그때 그때 잘 챙겨 읽어야겠네요. 아, 그리고 꽃샘 추위에 감기 조심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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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아이폰, 스마트폰 등이 팔리지 않는 진짜 이유! (시장 분석 제대로 좀 하자!)
    아이폰, 해외 유명 노키아폰, 스마트폰 등의 출시 소식에 많은 사람이 큰 기대를 건다. 그 영향으로 국내 휴대폰 시장에도 변화가 있길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변화는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인가? *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것이 아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란다. 스마트폰이 국내에서 안 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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