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30일 화요일

진정한 안드로메다

웹서핑을 하다가 알게 된 사실.

이번 아시아챔프리그에서 포항과 맞붙게 되는 우즈베키스탄의 '분요드코르'라는 팀의 구단주는 바지사장이고, 실제 막후에서 움직이는 사람은 바로 35세 먹은 '굴나라 카리모바'(Gulnora Islomovna Karimova).

이 여자는, 우즈벡 최대의 사영기업인 제로맥스의 실소유자. 제로맥스는 스위스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여자는 이 회사의 주주이자, 제네바 주재의 외교관을 겸하고 있다. 또한, 'GooGoosha'라는 예명으로 가수로 활동하기도 하였었다.

또한 그녀는 하버드에서 학위를 받았고, 뉴욕 패션학교에서 보석세공을 배운 후 보석디자이너로써도 성공을 거둔다. 우즈벡 최고 이통사와 최대 금광을 소유하고, 모스크바 등에서 외교관을 역임한 우즈벡의 국민요정이라 할 수 있는 여자의 정체는...


바로, 우즈벡의 18년째 장기집권 독재중인 대통령의 친딸.

분요드코르라는 팀의 스펙도 후덜덜.

* 창단한지 5년.
* 창단 첫해 아마추어 리그인 우즈벡 2부리그에서 우승, 1부로 승격.
* 1부 승격한 그 해 리그 2위 달성.
* 그 다음 해, 더블 달성, ACL 4강 진입
* 지은지 1년된 15000석 규모 경기장 소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1억 5천만달러짜리 새 경기장 건립중
* 분요드코르 주최 우즈벡 유소년 축구교실의 강사는 에투, 메시, 뿌욜,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 (행사참여 대가로 100만유로씩 지불)
* 사무엘 에투를 2~3개월 단기 영입 시도(2500만달러 제시), 에투, 솔직히 갈등했다고 토로.
* 에투 영입에 실패 후, 좀더 현실적으로, 2002 월드컵 영웅 히바우도를 2년간 1000만 유로에 계약.
* 일본 대표팀을 맡았던 지코(CSKA 모스크바 감독)를 4달간 감독으로 앉혔음.
* 드디어, 바로 그 스콜라리를 감독으로 앉힘.


포항.. 이길 수 있겠냐?

ps. ACL예선에서 분요드코르는 12전 전승으로 35득점 3실점이라는 투명드래곤급 기록을 남김.

LIFO

LIFO는 BCon이라는 회사에서 서비스하는 매니지먼트 방법론 컨설팅 서비스이다.
회사에서 지난 번 간부 워크샵 때, 40여명의 간부에게 LIFO 평가를 받는 기회를 주었는데, 나의 경우에는 S/G:13-12, C/T:35-33, C/H:25-28, A/D:17-17의 점수를 받았다. 해석하자면 평상시든, 위기상황이든, 공히 거만하고 강압적인 통제형 리더쉽이란다. (-_-a) 폭군...
약간 과장이긴 하지만. :)

어쨌든 LIFO 방법론을 따르자면 매니지먼트 리더쉽에는 네가지 스타일이 있는데,
S/G : 이상을 추구하는 가치중심 스타일 (Supporting/Giving)
C/T :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행동파 스타일 (Controlling/Taking)
C/H : 현실의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신중한 스타일 (Conserving/Holding)
A/D : 관계를 중요시하는 화합파 스타일 (Adapting/Dealing-away)

뭐 대충 이랬던 듯 하다. 참고로 모순되어 보이는 C/T-C/H의 숫자가 공히 높은 쪽이 성공한 CEO의 경우 많다고 한다. 내 경우에는 C/T가 지나치게 높은 편이라서 C/T에서 2점쯤 빼서 C/H에 줬더라면 균형이 맞았을 듯.

ps. 요즘 보는 각하의 통치스타일을 보면 C/T-A/D가 높을 거라는 예상이 든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경우에는 아마 S/G-C/H가 높을 듯 싶다.) 참, 여기서 말하는 A/D는 국민과의 소통.. 이런 거랑은 관련없고, 나와 연결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pps. LIFO는 비콘코리아에 신청하면 교육받을 수 있다.

links for 2009-06-29

2009년 6월 29일 월요일

type cast

자주 둘러 보는 LangDev에 올라온 Type Cast에 대한 글타래.
솔직히 마법 운운은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가 안가고...

cast란 단어는 고norse(스칸디나비아 혹은 독일북부)어인 kasta(r)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뜻은 던지다... 이긴 한데, 우리 말의 '던지다'에 포함되어 있는 '버려서 없애다' 의 부정적인 의미보다는,

1) 어떤 목적이나 결과를 위해 의지를 갖고 진행시키다. (cast a dice는 주사위눈을 얻기 위해 주사위를 던지는 행위)

이라 할 수 있다. 즉, 사냥을 하기 위해 돌을 '던지다'.
여기에서 파생되는 뜻으로,

2) (결과를) 셈하다, 수를 읽다, 예측하다, 예언하다 (cast accounts)
3) (적절한 결과를 얻기 위해) 맞추다, 배치하다. 할당하다. (cast an actor for a movie)
4) (목적을 위해 결과를 틀에 맞추어) 주조하다. (cast metal into coins)
5) (목적을 위해 낡은 것을) 갈다, 버리다, 교환하다. (cast a horn in autumn)
6) (목적을 위한 의지를 갖고) 던지다, 주다, 향하다. (cast a spell, cast a glance...)

등이 있다.

이로 미루어보면 type casting이라는 단어에서 사용된 cast의 뜻은, 직접적으로는 4번에 해당하는 용례일테고, 숨은 뜻으로 보자면 2번이나 5번과 좀 관련이 있겠다... 라고 생각.

2009년 6월 26일 금요일

links for 2009-06-25

2009년 6월 25일 목요일

단체관람

회사에서 단체로 "대한늬우스" 보여주신다기에 극장으로 고고싱.


동시상영은 트랜스포머2:패자의역습.

오늘 안 사실

공무중인 공무원은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하며 초상권이 제한된다.

초상권은 공공의 이익과 개인의 권리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공적인 장소, 공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초상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 공적인 장소라 하더라도, 사적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찍는 것은 초상권이 인정된다. 즉, 광장에 모인 군중들의 모습을 찍는 것은 초상권과 상관없지만, 광장에서 특정 커플이 사적으로(그러니까, 이벤트행사 이런 거 말고) 키스하는 것을 찍는 것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된다.

* 공적인 활동을 하는 공무원, 기업인, 정치인들의 공적인 활동 (업무활동, 혹은 외부행사, 기타등등)을 찍는 것은 초상권에 해당되지 않는다.
특히, 시위진압경찰의 폭력은 해당 경찰이 사적인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닌, 공권력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해당 장면을 찍은 것에 대해 초상권과 명예훼손을 인정받기 어렵다.

* 결론 : 강경진압경찰은 초상권을 인정받고 싶다면, 그것이 사적인 차원에서의 폭력이었음을 주장할 것. (응?)

2009년 6월 22일 월요일

기회의 땅

http://news.msn.co.kr/article/read.html?cate_code=1400&article_id=200906211054221004
(주의:애플 사파리나 구글 크롬에서 보면 악성사이트라고 경고뜸. MSN사이트라서 그런가?)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나는,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 시나리오인지 무척 궁금하다.

물론, 나는 입지전신화를 매우 경계하는 바인데, 마치 북한의 노동영웅같은 기제로 작동하여 체제의 구조적 모순에 눈돌리게 작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기사로만 보아도 몇몇 특징적인 부분이 눈에 띈다.
예를 들어 노숙이라면 거주가 일정치 않을텐데 어떻게 학교에 등록할 수 있었을까. 학비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었을까. 장학금인가. 공부환경이 열악할텐데도 어떻게 영재성을 확인할 수 있었을까. 돈이 개입되지 않은 영재성을 확인받을 수 있는 것인가. 추천입학 역시 기부금이나 학교권력과 무관하게 어떤 식으로 작동할 수 있었을까. 주변에서의 도움은 어떤 식으로 받았을까. 14세 임신한 미혼모 엄마는 집에서 쫓겨나서도 어떻게 아이를 키우며(비록 노숙환경이라 하더라도) 살아갈 수 있었을까...

각각에 대해 우리나라의 현실을 대입해보자.

입영통지서에 대한 남자의 마음

요즘 말이 많은 CF.
안티 2천만 양성이라는데 흠...

솔직히 처음 보는 순간 울컥하기는 했음. 그런데 울컥했던 이유가 계속 찜찜하게 남아 있게 됨.

사실 군대는 X같음. 헌데 X같은 이유는 두가지 층위임.
한개는, 그냥 사적인 분노. 내 청춘이 썩는다든가, 군대에서 뺑이친다든가, 누군가는 고무신도 도망가고(나도 경험해봤다.), 비인간적인 대우를 당했다든가, 비리로 면제받고 나보다 출세한 넘이 있다든가... 뭐 그런 그런 사적인 분노다.
또하나는, 구조적인 저항이다. 군대는 사회악이며, 반전평화나 집총거부에 대한 양심을 거역하게 만들며, 권위주의적 사회의 원인 중 하나이고, 폭력과 억압에 둔감하게 만든다거나...

다 싸잡아 군대는 X같긴 한데, 저 CF를 보고 '울컥'한 2천만 안티들은 과연 어느 포지션인가.

후자의 경우라면, '거대 악의 축인 군대 입영에 대해 축하를 보냄으로써, 군대를 긍정화시키는 발상은 마치 일제시대 황군에 자살특공대로 자원입대하는 것을 찬양하는 행위나 다름없음.'이라는 식으로 안티가 될 만은 하겠는데...

전자의 경우라면 좀 애매해진다.
군대에 대해서는 긍정하면서, 개인의 경험에 대해서만 부정하는 경우라면 이건 사실 자기모순이나 다름없는 일.
그러니까, 만약 이 사람들은 본인의 경우만 아니라면 사실 군대가 X같을 이유는 없다는 것. 다만 CF의 남자주인공과 자기를 동일시했기 때문에 불쾌할 뿐이지, 만약 본인들이 면제인데다 저 CF의 남자주인공을 자기 친구쯤으로 객관화시키면 그저 즐거운 경험일 뿐이다. (사실, 친구들 군대간다고 했을 때, 누가 분노하나, 그저 조금 동정하는 척하며 즐기고 - 내가 너라면 자살한다. -, 그거 핑계삼아 거창하게 술자리 벌리고, 나중에 면회간답시고 바람쐬러가는 거 아닌가.)
그러니 안티 2천만은 좀 오버.

하여간 '울컥'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본데, 그렇게 CF 하나에 울컥할 정도라면 최소한 군대폐지같은 걸 주장해야하지 않나. 울컥할 정도로 사회악이라고 본다면.
사회악은 아닌데 개인 경험이 X같았기 때문에 억울해 그런다...는 분이라해도 최소한 개인 경험이 X같지 않도록 군대가 개선되도록 사회에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엄하게 CF에 화풀이 하지말고. 사실 그런 입장으로 보면 CF는 그나마 군생활이 억울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아닌가. 케익사들고 면회까지 와준다는데.
그런 우정은 군대나온 남자들에게나 자격요건이 있다고 생각하는 마초들은 그럼 군생활 내내 면회오는 여자 한분 없이 지내시든가.

맨날 꼴펨 운운하는 애들은 보면 그냥 자기 마초성을 자랑하지 못해 안달인 듯. 예비역이나 여자들이나 모두 사회의 구조적 약자들인지라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을 억압하는 것이 아님에도 그런 줄 착각하고 지들끼리 물고 뜯는데만 여념이 없다.

우리의 주적은 '간부'라는 그 훌륭한 깨달음은 전역하고 나면 다 까먹는 걸 보면 확실히 군대는 이 사회의 라스트보스급.

ps. 그런데 이 광고, 시리즈를 전부 보니
'길거리에서 헌팅한 남친, 군대보내고, 베스킨라빈스가서 점원에게 껄떡대는' 스토리처럼 보이니 이건 이것대로 울컥할 만은 하겠다. ^^;

2009년 6월 18일 목요일

저항


개인 수준의 저항사례 (저항치고는 소심해 보이지만. 귀엽기도 하고.)

용산참사와 노무현대통령 서거로 이어지는 역사의 흐름속에서 개인 수준의 저항이 집단 수준의 저항으로 바뀌는 일이 일어날 수 있으려나?

가능성은 있어보이지만, 저항 그 너머는 아직 어떤 모습일지 나는 모르겠다.

2009년 6월 1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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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16일 화요일

고객을 끌어오는 검색엔진 최적화

고객을 끌어오는 검색엔진 최적화 - 6점
쉐리 써로우 지음, 박혜선.최윤석 옮김/에이콘출판
사실, 한국시장에서 SEO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살짝 회의가 드는 것이, 어차피 오버츄어나 네이버에 얼마나 돈을 지불하느냐가 유일한 전략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따라서 제목처럼 SEO를 염두에 두고 읽는다면 그닥 한국 현실에서 건질 내용은 적다고 하겠다.

그러나 SEO라는 것이 마케팅을 위한 수단처럼 인식되고 있는 편견을 깬다면, 의외로 이 책은 "Web Designer"라는 직군을 위한 좋은 교재이자, 체크리스트로 활용될 수 있겠다.

잠깐 삼천포로 빠져서, "기획자"라는 단어를 영어로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의 기획자라는 직군은 다른 나라출신들이 본다면 꽤나 정체불명의 역할을 맡고 있는 실정이라 번역이 어렵다.
대개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기획자라는 직군에서 프로젝트의 관리와 일정등을 책임지니 Manager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또 론칭 계획과 사업전략도 잡으니 Planner의 영역에도 속하며, 고객 응대나 웹사이트 전반에 대한 관리도 맡고 있으니 Web master라고 불리워도 된다.
그럼에도 원칙대로 하자면, 국내의 "웹기획자"들은 대부분 "Designer"라고 번역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들의 가장 큰 역할은 하나의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정의하고 설계(design)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면 대개 "드좌이너(앙드레김선생님풍)"들과 혼동하기 마련이다. Product Design(제품설계)과 Visual Design(그래픽 디자인)은 크게 보아 사용하는 도구가 다를 뿐 같은 design의 영역에 속하는 데도 서로 하는 일이 다르다고 믿고 있는 형편이다. (하긴 art와 design의 차이를 구별못하는 드좌이너들도 많은데.)
그렇게 따지면, 개발자와도 크게 보아 사용하는 도구가 다를 뿐 같은 일을 하는 거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겠다. 그래서 나온 용어가 Information Architect. 음. 그런데 이러면 DBA나 SA들과 혼동되려나.

어쨌거나, 기획자의 잡다구레한 많은 일들 중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웹사이트의 전면부 모든 것에 대한 설계... 라면, 분명히 이 책에서 다루는 부분에 대한 것도 기획자가 기획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실상 국내에서의 현실은, 이 책에서 다루는 부분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현시창.

기획자는 기술에 문외한인데다(문외한일 수록 더 나은 기획자라는 이상한 분위기도 한 몫), HTML이나 스크립트나 뭐 그런 건 저기 불가촉천민인 누군가들이 해야하는 작업이라 생각하고 있고.
드좌이너는 아~트를 하시느라 종종 이 책에서 지적하는 실수를 creativity라고 착각하고 계시고(게다가 역시 드좌이너에게 HTML을 맡기면 안된다. 스스로 하드코딩할 줄 안다고 주장하는 드좌이너들이라 하더라도.)
그나마 개발자 쪽이 가장 우호적이긴 한데, 대한민국 웹개발자들의 절반은 HTML을 손대는 것이 무슨 음식물 쓰레기 치우는 것인양 얼굴을 찡그리기 때문에.

결론은 이를 전담하는 퍼블리셔가 제격이긴 한데, 대개 가장 끗발없는 포지션인 것이 현실이라,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적용시키려 해도 일단 협조부터가 어렵다능.(게다가 대개의 Waterfall방식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서는 퍼블리셔는 프로젝트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일하기 마련이라,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그러니, 결국 기획자(Product Designer)가 퍼블리셔(UX/UI Specialist)를 직속으로 두어 개발자와 드좌이너를 지휘하도록 하는 게 그나마 가장 이상적. 그럴려면 기획자도 이런 내용을 알아두어야 한다는게지.

그럼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게냐...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웹사이트의 특성에 맞는 좋은 정보설계에 대한 각론들이다.
예를 들어 페이지의 타이틀 하나만 하더라도, 어떤 기술적인 특성하에, 어떤 컨텐트를 어떤 식으로 담아야 하는가... 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
이것은 단지 "검색엔진에 잘 걸리기"라는 상당히 촌스럽고 속물스러운 요구사항을 넘어서는, 좋은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한 기본기에 해당한다. (물론 우리는 대개 기본기를 무시하고 회오리불꽃슛만 찾고 있기는 하다.) 결론은 기본기에 충실하면 검색엔진 가시성같은 건 자동으로 뒤따라오는 것.

역자인 최윤석님과는 한때 같은 회사에서 일했고, 틈틈히 점심시간에 회사앞 커피숍에 노트북 들고 나가 번역작업을 하는 것을 보았던지라, 이렇게 괜찮은 책을 번역해 소개해주신 것에 매우 감사하는 바이다.

2009년 6월 15일 월요일

과시욕 대상 마케팅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자 과시적 동물이다.
이사님은 점심식사시간에 주말에 있었던 골프이야기를 하시고, 맞은편 김팀장은 한정판 하루히 피겨세트를 구입했으며, 옆자리 조주임은 이번에 니콘 D700을 구매...
이런 시츄에이션은 어느 직장이든 일상다반사로 벌어지는 일.
그에 따른 개인의 반응은, 나도 차장 진급을 앞두고 골프를 배워봐야 하나 공연히 클럽 가격 검색을 해보고, 왠지 내 책상 위에 노호혼 하나라도 놔둬야 할 것 같으며, 장농안에 썩고 있는 캐논 20D에 만두렌즈 물려줘야 하나 고민하게 되기 마련.


이렇듯 가정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시간을 한데 부대끼며 살아가는 직장을 무대로 한 직장인을 타겟으로 하는 마케팅 방법.

쇼핑몰에서 상품 구매시, 직장으로 배송하면 할인해준다는 마케팅은 어떨까.
물론 모든 상품이 가능한 것은 아니고 전제 조건으로,
1) 직장에서 수령해도 지장없을 물건 (오히려 집보다 직장에서 수령하는 쪽이 맘편한(?) 물건) - 와이프에게는 비밀인 취미라든가, 아니면 몇시간이라도 빨리 받고 싶어할 만한 기대품이라든가,
2) 적당히 타인에게 자랑할만한 물건 - 양말세트 같은 거는 해당 안되니 적절한 기호품이라든가 한정품, 혹은 고가품.

이런 조건이라면 대부분 어른들의 취미생활 내지는 고가품 시장에 해당할 텐데, 익히 경험해서 알고 있겠지만, 이런 제품들을 받아서 직장에서 박스를 푸는 기쁨은 또 남다른 재미이다. 주위사람들의 적절한 관심과 추앙, 지름에 대한 guilty pleasure. 최소한 퇴근 때까지는 화제의 대상이 되는 뿌듯함.

또한 역시 경험칙상 직장 내에서 대개 취미는 공유되고 전파되기 마련. 누군가 직장인 밴드를 시작하면, 조만간 관심보이는 사람이 나타나게 되어있고, 맥북을 지르면 하다못해 아이팟터치라도 누군가는 사들게 마련이다. 명품가방이 붐이 일 때도 있고, 갑자기 인라인 동호회가 생기기도 한다.

누군가, 근데 그거 어디서 사셨어요? 라고 물어보면 대개 자기가 구입한 곳을 알려주기 마련.

결론은, 직장으로 배송을 유도하라. 그러기 위해서 직장 배송시 1만원 할인 정도의 떡밥은 충분한 마케팅비용이 될만하다.




물론 실현은 쉽지 않다. 직장인지 아닌지 배송주소를 확인하는 방법은 쉽지 않으니. 그저 잠깐 떠올려봤던 정리되지 않은 아이디어.

2009년 6월 10일 수요일

클라이언트가 되어보니...

그러니까, 늘 '을'로만 살다가 이 회사에서는 대부분의 포지션이 '갑'이 되어 살아보니, 예전 '을'시절에 가졌던 의문점들이 많이 풀린다.

어째서 클라이언트들은 자기들이 실제로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걸까?
심지어  IT로 먹고 사는 회사인데도 클라이언트가 되면 갑자기 바보가 된 것 처럼 행동한다. 아니 왜 그러는거지? 자기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려줘야 우리가 만들어줄 것 아냐...

=> 모르니까 돈주고 시키는 거지. 알면 직접 했게?
대체로 클라이언트들이 멍청한 것도 아니고, 또 클라이언트들이 경험이 없어서도 아니다. 그러니까, 클라이언트들은 진짜로 모르는 거다.
문제점이 뭔지 정확히 이해하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다면 굳이 비싼 돈 들여 남에게 맡길 이유가 없다. 이런 종류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컨설팅'이라는 게 필요한 것.

컨설팅의 영역이 아닌 외부발주는, 말 그대로 모르기 때문에 맡기는 거다. 한편으로는 모르고 싶기 때문에 맡기는 것이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지, 그것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이,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같은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만약 '돈'을 '돈'으로 살 수 만 있다면 프로그램따위는 건너뛰고 그냥 '돈'을 구매할테다.
직접 하겠다면 모르겠지만, 기왕 돈들여 맡기는 거라면 이제 또 굳이 머리쓰고 싶은 생각도 없어진다. 어차피 돈은 우리가 내는 거니까, 우리 돈을 따먹고 싶다면, 우리 머리속을 읽는 독심술쯤은 '을'이 가져야 하는 기본 스킬이어야 한다는 거지. 당연히 우리 입장에서는 독심술을 익힌 '을'한테 일을 줄테고, 뭐 그렇게 굴러가기 마련. 물론 '을' 입장에서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도 모르는 갑'이라는 게 두통의 원인이겠지만, 갑 입장에서는 그 '두통'을 피하기 위해 돈을 쓰는 거니까.

음. 역시 갑이 되는 것이 킹왕짱.

2009년 6월 8일 월요일

미소짓게 하는 패키징 - 글라소 비타민워터

코카콜라에서 아시아 최초로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한국에서 출시하였다.

사실 오늘 담배사러 들린 가게에서 희번득 눈에 띄인 포스터를 보고 흥미가 땡겨 한참을 쪼그려 앉아 읽다가(포스터가 쓰레기통 옆에 붙어 있었음), 결국 회사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음.

맛이나 효능이야 안먹어봐서 모르겠지만, 어쨌건 패키지 자체만으로도 호감과 웃음을 주는 삶의 활엽수활력소가 될 법하다.


내눈을 잡아 끌었던 패키징 내용... (중간 부분의 문구를 확대해서 읽어볼 것)

을지로 안동장

어제 올린 영등포 송죽장에 이은 짜장면집 순례 2탄.

시리즈로 할려고 한게 아니라, 오늘 J사와 MOU맺으러 갔더니 점심식사를 거기서 대접하더라.

일단은 현재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음. 아니, 가장 오래된 집은 인천 공화춘이 아니더냐....
공화춘은 리모델링하면서 짜장면 박물관으로 그 자리를 넘겼으니, 어쨌거나 현재 스코어 가장 오래된 집이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비추.
뭐,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라 해서 특별히 가장 맛있을 거라든가 가장 독특할 거라든가, 가장 오리지널에 가깝다든가 뭐 그런 아우라가 풍겨야 하는데, 이건 그냥 낡은 건물에, 그저 그런 평범한 맛일 뿐. 물론 이름값때문인지 면발이라든가, 굴짬뽕이 주특기라든가, 옛날 짜장 그대로라든가, 군만두를 공장에서 사오지 않는다든가 뭐 그런 정도의 특색은 갖추고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무난한 정도. 가장 오래되었다는 타이틀을 빼버린다면 비슷한 특색이나 맛은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으므로.

따라서 을지로3가에 볼 일 있어 들렸다가 마땅한 요기거리가 없다면 한번 찾을만 하되, 굳이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만한 품질은 아니다.
게다가 을지로 특유의 구리구리함에 더불어 할아버지 손님들이 거의 대부분인지라 데이트 코스나 가족 코스로는 부적합. 그럼에도 꼭 방문해야만 할 이유를 꼽는다면,
"여기가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짜장면 집이야."라는 코멘트를 반쯤 자랑삼아 떠벌릴 수 있는 서울순례관광코스 도중정도랄까?

영등포 송죽장

영등포역 정면, 신세계 타임스퀘어 공사장 옆면에는 50여년을 넘게 이어지는 중국집이 있다.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함께 조리한 고추쟁반짜장과 고추짬뽕은 송죽장의 대표.

상대적으로 맛집을 만나기 어려운 서울서남부에서 저렴한 맛집을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

분위기는 낡고 허름한데다 맞은편이 공사장이고, 메뉴는 짜장면. 데이트할 때 적당한 식당은 아니지만, 짜장면 고추가루 풀어 먹는 것을 상대에게 보여줘도 괜찮은 사이가 된다면 한번 들릴 만 하다.

2009년 6월 4일 목요일

경추부 염좌

그저께 술먹고 아침에 일어나려 하니 엄청난 통증이... 술먹은 후의 몸살인가 했는데,
병원에 갔더니 경추부 염좌랍니다. 염좌라니 그냥 삔 정도인가...
스트레스로 인해 등배부의 근육들이 긴장성 경련으로 수축하는 바람에, 보통 앞쪽으로 C자 형태로 휘어있어야 하는 목뼈가 일직선도 아니고 역C자 형태로 활처럼 당겨져 있는 상태. 통증이 목과 어퍼블록 전체에 퍼져있습니다. 이건 뭐, 무슨 머리에 가채얹고 목 뻣뻣이 세우고 다니는 옛날 궁녀들 같다능. 아무튼 제대로 눕지도 못하고, 한 걸음 뗄 때마다 등에 통증이... 신경도 눌려있는지 양쪽 팔 바깥쪽을 따라 찌릿찌릿하고 있구요.

덕분에 회사에서 복도 지나다닐 때 인사안해도 된다는 게 유일한 장점.

2주간 매일 병원에서 물리치료 후 출근.
회사에서 사용할 개인 의자를 좀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네요. 회사에서 안사주려나. -_-a

2009년 6월 2일 화요일

이런, Project NATAL


XBox 360 팔아버렸는데... 다시 사야 하나.
Wii에서 깜놀 했는데, NATAL 이건 뭐 10년전 SF영화보다 더 뛰어난 테크놀로지이니...

역시 MS가 H/W는 잘 만든단 말이지.


사실 XBox 컨트롤러로만 쓸 게 아니라면, 새로운 입력도구로서의 가능성이 보임.
교육이나 강연, 발표시에 대형 프로젝터와 결합하면 좀 더 역동적인 시연이나 발표가 가능할 테고...
매장이나 길거리의 키오스크기기에서 터치스크린 대신의 더 나은 사용자 입력 컨트롤러의 가능성이 있겠음.
PC용 디바이스 드라이버와 API가 나와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

links for 2009-06-01

2009년 6월 1일 월요일

군주론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나는, 목적을 위해서는 정당하지 못한 수단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목적달성 후 정당하지 못했던 수단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전제하에.

그런 면에서 나는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는 조조 같은 스타일이라고 본다. 이를테면 군량부족에 시달리던 조조가 군량책임자였던 왕후에게 누명을 씌우고 처형함으로써 군대의 사기를 살리는 사례 같은.
비슷한 입장으로는 제갈량의 읍참마속 고사조차도, 인사를 잘못한 본인의 책임을 부하장수에게 전가하고 대신 군기를 다잡는다는 해석이라든가. (물론 그런 사건이 실제 역사인지는 차치하고.)

물론 이런 건 개인단위의 도덕률로는 용납되지 않는 사례이겠으나, 집단단위의 도덕률은 또다른 의미이니까. 음. 군주론에 나올 법한 이야기인 듯.

나는 노무현 전 대통령(요즘은 꼬박꼬박 전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안붙이면 왠지 혼나는 분위기인 듯)을 그닥 마뜩치 않아 하는데, 물론 그가 그나마 다른 정치인들에 비하면 나은 수준임은 인정하지만, 그의 지난 통치행위 자체가 이런 신격화의 대상이 될 만큼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공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의 공은 지나치게 개인적,감성적인 부분이었고, 그의 과는 사회적,집단적인 부분이었다. 그러니까 그가 권위주의를 벗어났다거나, 언론권력과의 의로운 싸움을 했다거나 하는 공은, 신자유주의로의 투항이나, 노동운동의 탄압같은 과랑 비교해본다면 내 이런 생각이 과히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개인으로서의 노무현은 훌륭했을지 모르겠으나, 국가의 통치자로서는 적절치 못했다는 뜻이다. 돌팔매가 무서워서 좀더 순화시켜보자면, 아무튼 이때, 이곳에 있을 대통령은 아니었다. 글타고 이회창이나 권영길이어야만 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역사상 그랬던 지도자들이 한 둘이 아니었겠다만, 나는 가장 비슷했던 이로 예수를 들고자 한다. 그의 사적이 역사적 사실이었건 아니었건간에, 예수의 삶이나 철학은 분명 훌륭한 건 사실이다. 그 철학을 녹여 담은 기독교도 나쁜 건 아니다. 개별 교인도, 세상에 뿌리부터 나쁜 사람이 어디 있겠나.
헌데 이 세가지 - 예수, 기독교, 기독교인 - 를 한데 버무리고 나면 그 결과물은 생각만큼 그닥 좋지 않다. 노무현, 노무혀니즘(그 실체가 뭐든간에), 노빠(혹은 지지자)를 한데 버무린 결과물도 딱 그정도이다. 대략 좋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평소대로라면 이때쯤이면 슬슬 내 안의 가장 저열한 변덕이 시키는 대로 시의적절한 쿨게이질을 할 타이밍이긴 한데, 이번 만큼은 그냥 가만히 있는 이유는, 고인에 대한 예의나 그런 것 때문만은 아니고, 크게 보아 목적을 정당화시키는 데 적절한 떡밥 - 수단인 듯 하여.

현실적으로는 별로 그렇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은 진보와 양심의 아이콘이 되어, 이 나라 최고 난제 중의 하나였던 박정희컴플렉스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 요즘의 시국 관전 포인트. (차차기 선거 즈음 누군가는 노무현의 적자임을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질 지도... ) 더불어 수구반동의 앙샹레짐 체제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점. 그가 살아있었고, 대통령이었을 때에는 그에게 기대했었으나 배신당했던 가치들에 대해, 역설적이게도 그가 죽음으로써 그의 신화화에 힘입어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을 조짐이 보이니, 이 또한 예수에 비견될 만하겠다.

고로, 때로는 쿨게이질을 닥치고 조용히 판이 짜여 돌아가는 것을 음흉한 미소로 지켜보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는 법이다.

하긴, 근데 이것 역시 2MB와 앙샹레짐이라는 거대악이 존재하는데다가 스스로 멍청하기까지 해서 가능한 멍석이니 이야말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딱 좋은 타이밍. 과연 떡을 먹을 수 있게 될른지야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은.



ps. 나 자신이 쿨게이의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쿨게이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들의 학자연한 태도들이 그저 송양지인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학자라면 나역시 '팩트골룸'에 목을 매겠지만, 나는 저열한 음모가에 가까운지라 사실 크게 보아 목적에 부합한다면 팩트따위는 개나 줘도 된다고 생각.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나서서 노무현 신격화를 위한 유언비어를 유포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저 이용할 수 있을만큼 이용하면 된다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