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8일 월요일

폭풍주간

보스의 심기가 극히 불편하사 모두들 벌벌 떨며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폭풍주간속의 회사생활.


회사일로 직장상사(혹은 사업부장 혹은 대표이사)가 화를 내는 경우는 대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요즘의 회사분위기상 원인과 해결책은 자명하다.

1) 일은 되어야 일이다.
야근을 아무리 많이 해봤자 결국은 결과물이 문제인 것이다.
수고는 했으나 결과물이 변변치 않다면, 그건 그냥 삽질.
그러나 삽질 자체가 욕먹을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고 뭐, 그런 거니까. 삽질을 아예 안한다면 왜 말단직원으로 있겠나. 당장 승진했겠지.
문제는, '나 매일 밤새며 일(사실은 삽질)했어요.' 류의 변명. 물론 당사자는 억울할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농땡이를 친건 아니니까. 그러나 상사의 입장에서는 그저 병맛인증일뿐. '니 삽질열심히 했다고 주는 월급 아니다.' 이 한마디면 상황종료.
해결책은 그저 사죄고두하며 '제 실수입니다.' 반복과 '언제까지 어찌어찌해서 제자리로 돌려놓겠습니다.'로 마무리. 물론 그렇게 두 배로 일해서 끝을 본다 해서 평가가 좋을 수는 없다. 어쨌거나 삽질은 삽질이니까. 이 삽질크리의 피해자는 중간관리자들. 삽질하는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못했다는 책임을 같이 지어야 하니까.

2) 안되면 되게 하라.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상사의 멋진(?) 아이디어에 대해 안된다부터 시작하는 것을 폭풍을 부르는 금단의 마법.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그게 되려면 먼저 이게 이러저러하게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걸 원하신다면 먼저 권력을 휘둘러서 이러저러한것들을 먼저 처리해주세요)'라는 식으로 받았으면 상콤하게 해결될 문제.
그런걸 먼저 자기 방어(기한, 리소스, 난이도 기타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부터 하는 것은 상사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
'그냥 되는 일을 그냥 되게 하는 거면 너 말고 딴 사람 써도 되는데 왜 너한테 월급 주냐?'라는 답이 돌아오게 된다.
사실, 이런 건 받아서 생색은 생색대로 다 내서 추진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제가 처음 우려했던 부분의 문제로 인해 결국 실패했습니다.'로 멋지게 복수할 수도 있는 것. 물론 너무 뻐기면 재수없는 놈으로 찍힐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이런 경우 책임소재는, '안했을 때'는 내 책임이지만, '했을 때'는 상사책임이라서, 솔직히 부하직원 입장이라면 그냥 따라주는 쪽이 이래저래 편하다. 성공하면 좋은 거고, 실패하면 뭐... 무리하게 추진한 사람 잘못이지 뭐.


직장생활의 처세술따위는 썩 좋은 어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생활의 일종의 윤활류. 우리 와이프는 못된 관리자 만나서 요즘 아주 죽어난다. 하긴 뭐, 그간 직장생활 편하게 했으니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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