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31일 일요일

비만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삼백년만에 옷사러 백화점에 갔었음.

나같은 사람들은 이제는 백화점에서 살 수 있는 옷이 없음. 
옷사러 미국에라도 가야 하나... -_-a

일단 밤에 먹는 치킨부터 끊고.

2009년 5월 3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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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9일 금요일

삼국지를 읽자

1) 공명, 주유를 추도하다.

시상(柴桑)에서 거행된 주유의 장례식엔 공명이 직접 참석했다. 공명에게 유감이 많은 주유의 부하들이 해칠까봐 주위에서 많이 말렸지만 공명은 고집을 부려 참석했다. 주유의 영전에서 공명이 어떻게나 애절하게 조사(弔辭)를 읽고 슬퍼하는지 참석한 오나라 장군들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가 나쁜 줄 알았더니 공명은 안 그런데 주유가 속이 좁아 그렇게 됐구나” 하고 수군거렸다 한다.


2) 死公明走生仲達


내용은 생략한다.



삼국지 좀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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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8일 목요일

켈틱, 잊혀진 원형

아발론 연대기 - 전8권 세트 - 6점
장 마르칼 지음, 김정란 옮김/북스피어

유럽문화의 원형이라면 우리는 늘 조건반사처럼 그리스-로마를 떠올리게 된다. 인문주의의 시발점인 그리스-로마는 인간과 이성이라는 서양문명의 뽀대나는 근간을 이루고 있으니까.
그러나 어디 사람이 그렇게만 살던가.
그리스-로마의 광휘와 기독교의 권위에 눌려 잊혀진 문화, 그러나 그 원초적 야만성이 살아 숨쉬는 켈트의 전통은 여전히 현재에도 살아 있다. 뭐, 대부분은 그저 문화적 소비에 지나지 않긴 하지만.

사실, 이 책을 중세기사로망스라는 영문학적 접근법으로 읽기에는 곤란하다. 왜냐하면 이 책은, 말로리나 기타 후반기에 유행한, 따라서 우리이게 더 친숙한 중세 기사도 문학전통과는 선을 긋는 책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책은 아더왕설화군속에 들어있는 켈틱 전통에 대한 재발견에 가깝다. 따라서 궁정식 연애라든가, 기사도 정신 같은 것은 별로 없다. 작가 자신이 그러한 에피소드만 모아서 재조합했으니까.
거기에 역자인 김정란씨의 역주가 너무 프로이드적 해석에 치우친 감이 있는 바, 그런 결과로 이 책은 일단은 아더왕설화의 집대성처럼 보이긴 하지만 알고보면 켈트문화에 대한 원형분석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 책의 독법은, 가능하다면 다른 버전으로 아더왕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그 이야기들에 대한 켈트적 원형에 대한 해석서로 읽는 것이 적당할 듯. 혹은 젤라즈니라든가 톨킨, 러브크래프트 같은 켈틱 문화를 기본 정서로 깔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 어떤 부분이 켈틱 원형에서 나온 것인지 비교하며 읽는 데 적당하겠다. (그렇다고는 쳐도, 해리포터 이마의 번개마크를 켈틱신화에서 근거를 찾는 역자는 좀 오버 아닌가 싶기는 하다.)


2009년 5월 27일 수요일

설명이 어렵다.

처가는 식구들 모두(장인, 장모, 처남, 처남약혼녀, 와이프)가 공무원인데다, 정치적성향이랄까 인생관은 리버테리언부터 우파적아나키즘까지(그런데 공무원의 사상이 이래도 되나?)의 스펙트럼.
심지어 그나마 가장 나랑 통하는 와이프마저도 잘봐줘야 리버럴.

왜 이야기를 하냐하면, 옆집에 살고 아이봐주는 것 때문에 처가에서 반쯤 생활하다보니, 처가식구들의 인생관과 미묘하게 충돌.

이번 노무현전대통령의 자살건에 대한 입장차이가 너무 나서, 그렇다고 가뜩이나 빨갱이로(!) 찍힌 내가 이러니 저러니 말할 것도 없고(게다가 난 노무현을 지지하지도 않으니까.). 그래도 해소하지 못할 이 답답함.

1) 기소와 구속의 차이를 이해못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듯은 함. 굳이 공판중심주의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죄의 유무여부는 법정에서 결정되어야 함에도 많은 이들은 '기소' = '유죄'로 생각하고 있음. 즉, 검찰에 의해 기소된 순간부터 죄인으로 낙인찍히게 됨. 이미 처가식구들에게 노무현은 뇌물받은 파렴치범으로 확정되어 있음.

2) 선의와 악의를 구별못한다.
원래 노무현에게 적용된 포괄적 뇌물수수죄는 노무현이 '악의' - 가족의 수수사실을 인지하였음 - 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하에 성립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인지/불인지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족이 돈받았음'에 방점을 찍게 됨. 따라서 노무현이 인지를 했든 아니든, '권력을 빌어 가족이 뇌물받은 파렴치범'이 됨.

3) 뇌물죄의 성립요건을 이해못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은 경제행위일 뿐,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뇌물죄는 공무원에게 대가성과 업무관련성에 관련되었을 때 발생하는 특이한 사항이다. 즉, 돈을 받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돈이 어떤 맥락으로 건네어졌는가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어찌되었건 돈받았으니 뇌물'로 인식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법정에서 어떻게 공방을 하느냐에 따라 포괄적 뇌물수수일 수도 있겠으나, 그저 증여세미납의 문제가 될 수도 있을 수도 있겠다.

4) 공소권에 대해 이해못한다.
어째서 검찰은 권양숙여사를 기소한 것이 아니라, 노무현전대통령을 기소했는가... 그리고 왜 노무현전대통령 서거후 검찰은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을 종료했는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함. 뇌물죄는 노무현이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성립하는 것이며, 그가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그저 증여세미납의 문제일 뿐, 돈을 주고 받은 사람들과 행위는 범죄로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노무현의 인지여부만이 핵심일 뿐, 그 금액이 얼마이든, 어디에 썼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사리사욕'에 썼다고 생각할 수록 인지여부와는 상관없이 죽일 범죄자가 되는 것.

5) 그러다보니 생기는 오해
일단 작동기제가 이렇다보니, 노무현 전대통령은 잘해야 법정에서 무죄가 된다쳐도, '돈받아먹었지만 교묘히 본인은 법망을 빠져나가고 가족들에게 죄를 전가한 파렴치범'이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법정에서 구속당하고 '거봐, 다 똑같은 넘들이지. 전두환, 노태우 같은 넘'이 되버리는 구도.
이렇게 따지면 검찰과 그 뒤의 정부는 충분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임. 일단 우리 처가식구들에게 그러한 마인드를 심어주었으니.


사실, 이렇게 따지면, 우리가 주고받는 경조사비도 아슬아슬하게 뇌물죄의 경계에 걸쳐져 있다. 아, 그러고보니 왜 처가식구들이 이 문제에 대해 잘 이해를 못하나 했더니... 우리 처가식구들은 타인의 경조사에 참여를 거의 안한다. -_-a 그래서 그랬구나...

2009년 5월 2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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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5일 월요일

탁상용 선풍기 찾아요.

MacBookPro의 발열이 상당해서, Unibody로 와서도 아주 많이 나아지지는 않은지라, 열을 식힐 방법을 찾느라 고민중입니다. 여름에는 특히 더 고민이지요.
쿨러 스탠드라든가 여러가지 방안을 취하고 있는데, 그 중 한가지 대책이 선풍기를 통한 강제 냉각.
그래서 위의 제품을 찾아서 질렀지요.(사진에도 맥북프로에 연결되어 있잖습니까.)

디자인도 괜찮고, 레이저포인트 같은 것도 재미있고, 크래들에 연결하는 충전식이고, 각도도 쉽게 조절되고 뭐 다 좋은데...

정작 중요한 바람이... 바람이 안습. 5cm만 떨어져도 바람이 안느껴지는 이것은 도대체 무엇?


그래서 혹시 쓸만한 제품 추천받습니다.

1) 좁은 책상위에서 사용가능해야 합니다.
2) 가능하면 별도의 전원이나 USB로 사용가능해야 합니다. 건전지 삽입식은 곤란.
3) 당연하지만 바람이 세야겠지요. 최소한 노트북의 한쪽 끝부분에서 틀면 반대쪽 끝까지 공기의 대류가 일어날 정도의 세기여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큰 선풍기는 곤란. 책상위에서 써야 되니까 다른 작업 등에 방해가 되면 안됩니다.)
4) 각도나 위치 조절이 가능해야 합니다. 기왕이면 고정 클립 등이 있다거나 해서 전혀 의외의 공간활용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5) 가격은 상관없습니다. 이미 이렇게 된 것. 가격불문 맘에 드는 것을 찾고야 말겠습니다.

찾아 주신 분께 사례하겠습니다. ^^;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이거참...

어제 쓴 글, 가려둡니다. (글 다시 풀었습니다.) 까마귀날자 배떨어지는 글이네요.
워크샵 갔다가 새벽에 돌아와 잠들고 일어나니 참 황당한 뉴스가.

2009년 5월 22일 금요일

자살할 각오로 ...

1) 첫사랑과 헤어지고 나서 수면제를 왕창 먹은 적이 있다. (약살 때 처방전이 필요없던 시절 이야기)
털어넣은 순간부터 후회와 공포가 물밀듯이 밀려옴. 그래서 가까운 친구들에게 전화... 그래도 약먹었다, 자살한다 이야기는 못하고, 공연히 빙빙 돌려가며 누군가 눈치채주길 바랬으나... 이런 둔감한 녀석들.
결국 혼자 목구멍에 손넣어 게워내고 그 다음날부터 멀쩡하게 잘 살았다능...

2) 한창 방탕하게 놀던 어린 시절, 1주일쯤 만났던 아가씨가 갑자기 자살을 했다. 새벽에 삐삐로 유언을 받아보는 건 참으로 괴기스러운 경험이다.

3) 요리사였던 6촌형은 연애에 실패한 후 농약을 먹고 자살했다.

4) 회사동료 하나가 며칠 전 집에서 목을 매어 자살. 원인은 아마도 실연인 듯. 외부에는 교통사고라고 알리는 바람에 집에서는 쉬쉬하고 싶었겠지만, 전 사원이 문상하러 가는 블랙코미디를 연출함.

5) 우리 와이프는 내가 자살하기에는 삶에 대한 애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절대 자살하지 못할 위인이라고 평한다.

실없는 소리는 여기까지이고....

흔히들 자살할 용기와 각오로 살아가면 못 이룰게 뭐 있겠나... 라고 말한다. 물론 자살은 그다지 좋은 문제해결법이 아니기 때문에 자살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자살은 당사자에게는 일생일대의 각오와 용기를 쥐어짜내야만 시도할 수 있는 일이다. 자살하는 대신 그런 각오와 용기를 매일매일 가지고 살라고 한다면... 어쩌면 자살이 가장 쉬운 일일지도...

2009년 5월 19일 화요일

환뽕주의보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뽕이 문제다.


나머지는 생략한다.


한동안, 나는 신자유주의를 우리가 대결해야할 전선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여기서 우리... 라 함은... 별 의미없다. 넘어가자.)
그런데 지금보니 신자유주의보다 먼저 환빠에게 전선을 세워야 하겠더라.

환뽕을 단순히 환단고기 및 기타 판타지랄 자위도구로 한정짓지 않는다면, 크게보아 주체사상도 일종의 환뽕이요, 닥치고성장주의도 환뽕이요, 엘리트스포츠도 환뽕이요, 한류빙자지랄들도 환뽕이요, 어글리코리안도 환뽕이고, 국가랭킹에 목매는 것도 환뽕이며,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문제들도 환뽕이고, 마이너들에 대한 인권문제도 환뽕 때문이다...

민족-국가 중심 세계관에서는 개인의 실존가치라든가, 공동체의 선에 대한 가치관이 모두, 우리민족-우리나라를 기준으로 가치매겨지기 때문에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는 말도 안되는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그러니 국가 경제를 위해서라면 비정규직쯤은 희생해야하고, 농업따위는 FTA로 핸드폰이랑 바꿔먹어도 되는거다. 비정규직 개인, 농민 개인이 아니라... 나, 우리 가족이 아니라... 그저 정체불명의 우리민족-우리나라를 위한 사회. 집단으로 환뽕에 취한게 틀림없다.

환뽕에 취한 덕에, 국대경기에만 환장하는 거고, 고대는 김연아를 낳지 못해 안달이며, 열등하고 마이너한 것들에 신경쓰자는 국가인권위는 축소되어야 하고, 국가경쟁력이라는 미명하에 어린쥐 타령이 등장하는 것. FTA는 무조건 우리에게 이익인 것이고, 광우병같은 건 우리 민족은 안 걸리는 병이다. 황우석사태는 환빠스틱의 집대성이나 다름없고.

지금보니 김지하니 황석영이니 하는 이들은 결국 진보인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환빠였다라는 결론인데...
사실 눈치챌려면 눈치챌 수도 있었고,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닌 것이... 민노당의 해묵은 주사파 논쟁이 바로 그것 아니던가. 진보라는 깃발 밑에 환빠들이 동거하고 있었던 것 뿐.

아스트랄한 것이, 똑같은 환뽕을 맞더라도 어느쪽은 진보라는 탈을 쓴 환빠요, 어느쪽은 보수라는 탈을 쓴 환빠인 것이, 황석영과 2MB가 딱 바로 그 사례이니, 누구 말마따나 진보,보수 나누는 것은 무의미할 지도. 그런 의미에서의 (환빠로의) 중도실용. 옳커니!
그러니 대동단결하여 환빠와의 대립전선을 공고히 하는 것이 아마도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싶다. 나머지는 환빠척결 후 다시 생각해보자.

ps. 그런 의미로 capcold님은 환빠척결 캠페인이라도 벌여주시기 바란다.(응?)
ps2. 대 환빠 및 사이비 전선에 앞장서는 용자들의 블로그로는 아래를 추천한다.

2009년 5월 18일 월요일

SCIP


컴퓨터 프로그램의 구조와 해석 - 6점
해럴드 애빌슨 외 지음, 김수정 외 옮김, 이광근 감수/인사이트
...
"새로 보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짝으로 보면 좋을 만한 책이다.

LISP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LISP를 아예 접해보지 못해본 사람에게는 무슨 소리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반대로, 이번 기회를 빌어 두 권의 책으로 LISP도 배울 겸,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심도깊게 파보겠다는 이들에게는 교과서로 매우 훌륭하다. 줄여서 SCIP로 불리우는 유명한 책이다.

아시다시피, 세상의 모든 프로그래밍 랭귀지 중에 절대반지라고 불리울 만한 언어가 있다면 LISP일 것이고, 플라톤의 이데아에 해당하는 언어가 있다면 LISP일 것이다. 물론 이건 LISP진영의 이야기이다. Fortran계열, C계열, Java계열에서는 또 다른 소리를 하겠지만.

이렇게 말하는 나 자신은 LISP에 대해 교양 수준으로 배운 것이 전부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한번 배운 후 실무에서 써본 적이 단 한번도 없기 때문에 체화할 기회가 없었던 것. 사실, Ruby를 학습할 때 잠깐 회고하는데 LISP의 개념이 도움이 되긴 했다.

어쨌거나 LISP를 비롯한 함수형 언어들의 특징이라면 자기조직적이면서도 명료한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함수형 언어계열의 특징을 이용하여 컴퓨터 프로그래밍 원리를 설명하는 책이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데 유용.

다만, LISP자체가 그리 녹록한 언어는 아닌데다 SCIP 책도 그리 친절하게 쉽게 쓰여진 책은 아니라 진도가 매우 느리게 나간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Ruby를 익히기 전에 함수형 언어에 대해 더 폭넓은 이해를 하기 원한다거나, 반대로 Ruby를 익힌 후, 함수형 언어의 매력을 느껴보고자 하는 이에게 추천.

ps1. 그렇긴 한데, 아마 내가 LISP로 뭔가 직접 만들어볼 일은 앞으로 평생 없을 것 같기는 하다.
ps2. 번역서에 오타가 좀 많다고, 원서로 보기를 추천하던데, ps1.과 같은 이유로 그냥 읽고 치워버리다. 혹시 나중에라도 LISP를 할 일이 있다면 그때 다시 보겠음.

폭풍주간

보스의 심기가 극히 불편하사 모두들 벌벌 떨며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폭풍주간속의 회사생활.


회사일로 직장상사(혹은 사업부장 혹은 대표이사)가 화를 내는 경우는 대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요즘의 회사분위기상 원인과 해결책은 자명하다.

1) 일은 되어야 일이다.
야근을 아무리 많이 해봤자 결국은 결과물이 문제인 것이다.
수고는 했으나 결과물이 변변치 않다면, 그건 그냥 삽질.
그러나 삽질 자체가 욕먹을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도 있고 뭐, 그런 거니까. 삽질을 아예 안한다면 왜 말단직원으로 있겠나. 당장 승진했겠지.
문제는, '나 매일 밤새며 일(사실은 삽질)했어요.' 류의 변명. 물론 당사자는 억울할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농땡이를 친건 아니니까. 그러나 상사의 입장에서는 그저 병맛인증일뿐. '니 삽질열심히 했다고 주는 월급 아니다.' 이 한마디면 상황종료.
해결책은 그저 사죄고두하며 '제 실수입니다.' 반복과 '언제까지 어찌어찌해서 제자리로 돌려놓겠습니다.'로 마무리. 물론 그렇게 두 배로 일해서 끝을 본다 해서 평가가 좋을 수는 없다. 어쨌거나 삽질은 삽질이니까. 이 삽질크리의 피해자는 중간관리자들. 삽질하는 부하직원을 제대로 관리못했다는 책임을 같이 지어야 하니까.

2) 안되면 되게 하라.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
상사의 멋진(?) 아이디어에 대해 안된다부터 시작하는 것을 폭풍을 부르는 금단의 마법.
아 다르고 어 다르다고, '그게 되려면 먼저 이게 이러저러하게 되어야 합니다. (그러니 이걸 원하신다면 먼저 권력을 휘둘러서 이러저러한것들을 먼저 처리해주세요)'라는 식으로 받았으면 상콤하게 해결될 문제.
그런걸 먼저 자기 방어(기한, 리소스, 난이도 기타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부터 하는 것은 상사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
'그냥 되는 일을 그냥 되게 하는 거면 너 말고 딴 사람 써도 되는데 왜 너한테 월급 주냐?'라는 답이 돌아오게 된다.
사실, 이런 건 받아서 생색은 생색대로 다 내서 추진한 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제가 처음 우려했던 부분의 문제로 인해 결국 실패했습니다.'로 멋지게 복수할 수도 있는 것. 물론 너무 뻐기면 재수없는 놈으로 찍힐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이런 경우 책임소재는, '안했을 때'는 내 책임이지만, '했을 때'는 상사책임이라서, 솔직히 부하직원 입장이라면 그냥 따라주는 쪽이 이래저래 편하다. 성공하면 좋은 거고, 실패하면 뭐... 무리하게 추진한 사람 잘못이지 뭐.


직장생활의 처세술따위는 썩 좋은 어감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회생활의 일종의 윤활류. 우리 와이프는 못된 관리자 만나서 요즘 아주 죽어난다. 하긴 뭐, 그간 직장생활 편하게 했으니 되었지.

2009년 5월 15일 금요일

한겨레 리뉴얼

한겨레가 하니TV개국과 함께 디자인 리뉴얼 되었다.

나는 인상비평을 좋아하는 편인데...  첫 소감은 전에 비해 쫌 구려진 듯.

1) 중앙정렬, 좌우 오픈형
왠지 naver나 daum 비슷하기도 한데,  가장 큰 차이는 중앙정렬된 Content영역과 좌우여백사이에 분리선이 없는 구조인데다 Content영역도 흰색, 좌우여백도 흰색. 경계가 지어지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시선이 Content영역으로 집중되지 않고 자꾸 좌우 여백 바깥으로 흩어져 버린다.

개인적인 기호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가능하다면 Content영역은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시선의 동선의 움직임경로를 제한하는 쪽이 좋겠다.
WSJ처럼 Content영역과 여백영역을 확실히 구별해주면 독자의 시선은 Content영역에만 효율적으로 머무를 수 있어서 집중력을 유지하고, 눈의 피로를 덜 수 있다. 색으로 구분하기가 싫다면 최소한 daum이나 naver, NYT처럼 분리선을 명확하게 그어주는 쪽도 바람직하다.

2) 프로포션의 불균형
신문 사이트는 text를 주의깊게 읽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독자의 시야각이 좁아지고 눈의 피로가 매우 심한 특징이 있다.

새로 개편한 메인화면에서 3단 배치에 기사들을 좌단에 배열한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비율이 대략 좋지 않다.
눈대중으로 보기에는 3:2:2 정도.  기사:기타 영역으로 치면 비율이 3:4
가장 핵심이 되는 기사단의 폭이 너무 좁다. 사이트 중앙지점에 기사가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시선을 자연스럽게 가운데 두지 못하고, 의도적으로 시선을 좌측으로 향하게해야 한다. 이럴 경우, 기사 영역 외의 우측 공간으로는 초점이 도달하지 못하는데, 그 영역이 지금 읽고 있는 기사 영역보다 더 넓다. 한참 기사제목들을 집중해서 읽고 있다보면 촛점이 닿지 않는 시선 우측 부분이 마치 개미가 바글바글 기어다니는 느낌으로 피로해진다. 게다가 우측 영역에는 번쩍거리는 플래시 광고들도 있다. 시선 바깥쪽에서 뭐가 어른거릴때 얼마나 신경쓰이는지는 다들 경험해본 일일테다.

3) 기사영역보다 튀는 기타영역
짧게 말하자면... 기사쪽에는 순 텍스트뿐. 사진썸네일도 간혹 있지만 천편일률 똑같은 자리 똑같은 크기. 기사간의 구획도 없고 강조도 없다. 헤드라인을 제외하면 타이틀의 크기도 다 똑같다. 섹션구별도 없고 이 기사가 스포츠 기사인지 정치 기사인지 타이틀만 가지고는 판단하기도 어렵다. 한마디로, 별로 재미가 없다.
신문읽는데 왠 재미냐고 하겠지만, 신문이 학위논문도 아닌바에야 일단을 읽혀야 하지 않겠나. 지금은 그냥 까만건 글자요 하얀건 여백일 뿐.
 
오른쪽의 기타 영역은 섹션이나 기능에 따라 박스를 쓴다든가, 색을 달리한다든가 하는 게 있는데 왼쪽의 기사 영역은 별 특징이 없다. 당연히 시선은 오른쪽으로 자꾸 유혹된다.



개편된 메인화면이 얼마나 가독성이 떨어지는지는, 개별기사페이지와 비교해보면 알 것이다. 개별기사페이지는 개편되지 않은 듯 한데, 그래서 불행 중 다행. 개별기사페이지의 특징은...

- 기사영역이 전체 폭의 절반 이상이라 기사에 확실히 집중할 수 있고,
- 전체영역의 중앙부에 기사영역이 걸쳐있기 때문에 시선을 편안하게 중앙부에 둘 수 있고,
- 좌우여백쪽으로 시선이 흘러나가지 않게 정확히 구획되어 있고,
- 좌측에 성가시게 따라다니는 광고배너를 제외하고는 시선 바깥쪽에 걸리적거리는 게 별로 없다.

여하튼, 그래서 이번 한겨레 리뉴얼은 완전 엉망인 듯.

links for 2009-05-14

2009년 5월 14일 목요일

황석영쇼크

뒤늦게 발견. 이야말로 충격과 공포.

내가 진짜로 '진정한 2MB'를 모르고 있는 것인가? 다른 이도 아니고 황석영의 말인데, 십여년전 김지하에게 받았던 충격과 공포에 버금가다.

변절이라 믿기엔 그의 그림자가 너무 크고, 노망이라 말하기엔 세월이 하수상하다. 겨우 한사람의 언행을 두고 왈가왈부할 꺼리이냐 하겠다만. 그의 알타이대연합론 수준의 담론을 보자니 노망으로 치부하는 쪽이정신건강상 유익할 듯 하다.

마이알라딘은 스톱중?

시스템과 서비스가 좋다 해서 반드시 업계 1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꼼꼼히 비교해봐도 알라딘의 시스템이나 서비스, 컨셉 등은 교보문고나 yes24보다 훨씬 낫지만 이상하게도 알라딘은 만년3위.

어쨌거나 숨어있는 알라딘의 재미있는 기능 들 중 하나인 마이알라딘.
개인의 구매히스토리를 참고하여 3개 분야에서 각 15권씩의 도서를 신간순으로 추천해주는 서비스.(아마도.)

내가 어떤 책을 구매하느냐에 따라 추천목록이 변경되며, 신간이 나오거나 하면서 리스트가 바뀌기 때문에 놓쳤던 책을 발견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는데...

2009년 2월 이후부터 목록 갱신이 안되고 있는 듯.

나혼자만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그간 구매한 책이 공교롭게도 목록갱신을 위한 트리거가 안되는 건지...

데스크에 물어보려다 그냥 포스팅으로 땜방.

2009년 5월 13일 수요일

새로 보는 프로그래밍 언어

새로 보는 프로그래밍 언어 - 6점
마이클 스콧 지음, 민병호.김진혁 옮김/에이콘출판
...
1000페이지 넘는 책인데 절반도 못 알아먹겠다는게 솔직한 심정.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PL과정을 공부한 게  10년도 넘은 데다가 그 때도 제대로 안했었으니 이해 안되는게 당연.
물론 그 사이에 기술의 발달도 엄청나긴 했지만. (나 대학 1학년때는 Fortran으로 숙제하던 시절... -_-a)
여하튼 산 지는 꽤 되었는데, 틈틈히 화장실에서만 읽느라 진도를 못뽑았다.

흔히 함수명을 잘 외워쓰는 걸 프로그래밍 잘하는 걸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런 이들이 기초부터 다시 짚어나갈 각오로 보기에 적당하다. 나는 이제 개발자는 아니지만 취미로 프로그래밍을 하려는 차에 스스로에게 뭔가 2% 부족한 듯 하여 널널하게 읽어보기로 하고 구매.

아마도 대부분의 응용프로그램/웹서비스 개발자들에게는 그닥 흥미있을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 언어들의 작동기제와 그 속에 숨겨진 원리를 알아두는 것은 실력 향상을 위해 티나지는 않지만 기본이 되는 일이다. 언어 학습 책은 아니지만, 각 언어를 새로 배우기 전에 개론 삼아 읽어두면 공부가 쉬워질지도.

컴공과 혹은 전산학과 출신이 아닌 개발자들에게 부족한 기초교양학습자료로 추천.

2009년 5월 12일 화요일

Naver 뉴스캐스트 후

1. 모든 신문사들의 인터넷 댓글란에 스팸폭탄 작렬 (트래픽의 직접 유입 증가에 대한 방증)

2. 신문사들 경쟁적으로 캠페인을 빙자한 제휴수익서비스 모색 (어떻게든 늘어난 트래픽을 돈으로.)


----
결론 : 역시 신문은 아직 포털보다 마인드와 인프라의 수준이 떨어짐. 초큼 한심함. 애써 신문권력을 되찾아주려해도 본인들이 준비가 안되어 있는 걸.

Back to the Source LV1 Widget for Textcube.com

capcold님의 Back to the Source 캠페인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textcube.com용 LV1 위젯 만들기.
제작시간 15분. 적용시간 1분.

아래의 코드를 긁어다가, [꾸미기]->[위젯]에서 새로운 사이드바 위젯으로 등록하면 된다.

<style>

.btsnote {

font-size:0.7em;

position:relative;

display:inline;

top:0;

left:0;

width:0;

height:0;

}

.btsnote .btswrapper {

position:absolute;

width:200px;

z-index:999;

top:20px;

left:0px;

padding:2px;

background-color:#EEE;

}

.btsnote .btsheader {

background-color:#EDC;

font-weight:bold;

padding:2px;

display:block;

}

.btsnote .btscontent {

padding:2px;

display:block;

}

</style>

<script src="http://www.google.com/jsapi"></script>

<script>

google.load("jquery", "1.3.2");

</script>

<script>

$(document).ready(function() {

$(".entry-content a").hover(

function() {

var title = $(this).attr("title");

var href = $(this).attr("href");

$(this).prepend(

$("<div class=\"btsnote\"></div>")

);

$('.btsnote').html(

"<div class=\"btswrapper\"><span class=\"btsheader\">"

+ title

+ "</span><span class=\"btscontent\">"

+ href

+ "</span></div>"

)

},

function() {

$(this).find(".btsnote").remove();

}

);

})

</script>


 
사용법은 그냥 이 포스트 본문 첫머리의 링크에 마우스 올려보면 알 거임. 링크 걸 때, a 태그에 title과 href만 적어주면 됨.

이하는 본문보다 긴 사족.

ps1.
텍큐나 티스토리나 그게 그거라서 아마 대충 먹히리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스킨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entry-content a").hover(
에서 굵게 되어있는 부분을 자신의 스킨에 따라 바꾸면 이 위젯이 적용되는 범위를 고치거나 혹은 다른 스킨이나 혹은 다른 블로그에서도 사용가능할지도.

ps2.
설치형 텍큐나 주석플러그인이 있는 티스토리라면 LV6 수준까지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본인은 걍 아무것도 손댈 수 없는 textcube.com만 쓰는 관계로 LV1로만 만족.

ps3.
일부 브라우저에서는 a 태그에 title을 기술하면 풍선tooltip이 뜰 수도 있음. 추가로 rel, rev 태그등을 이용하면 더 많은 정보와 다양한 용도로 담을 수도 있을 것임. 귀찮아서 패스.

ps4.
그러나 텍큐의 WYSIWYG 편집기는 a 링크걸 때 title을 입력받지 못하므로 매번 HTML 편집기에서 손으로 고쳐야 하는 귀찮음을 주므로 당장 만든 나 조차도 아마 이거 안 쓸거임.
결국 나는 안쓸것이기 때문에 배너 따위도 달지 않을 생각. 사실 이 글 작성하면서도 매번 손으로 수정하는 노력을 보여야 하는 바, 걍 출처링크를 안적어도 되는 글만 양산하기로 결심.

ps5.
아래는 천성이 게으른지라 내가 만들 생각은 없지만, 사용자의 특별한 추가 입력없이 자동으로 LV6까지 구현해주는 플러그인을 만들 용자를 위한 가이드.

1) 포스팅이 완료되어 저장될 때(권장), 혹은 해당 엔트리가 방문자에게 보일 때(비권장)

2) 본문을 스캔하여 a 링크를 모두 긁어낸 후,

3) href에 기록되어 있는 주소의 웹문서를 스크린스크래핑한 후,

4-1) 해당 웹문서 HTML내부에 Trackback RDF가 들어있는지를 찾아서, Trackback RDF가 있다면 그 안에 해당 웹문서의 title이 <dc:title>로 기술되어 있을테니 그것을 문서의 제목으로 삼으면 됨.

4-2) Trackback RDF가 없다면 걍 얌전히 HTML의 <title>태그를 찾아서 그걸로 문서의 제목을 삼으면 되지만... 국내 블로그 중 일부, 그리고 웹문서들의 대부분은 이 <title>태그를 잘못 적는 경우가 있으니 좀 찝찝함.

4-3) 혹시 microformat에 맞추어 웹문서가 만들어져있다면 이를 이용해 author나 title 등을 추출해낼 수도 있겠지만 설마 국내에 그런 것을 지켜서 만들어진 웹문서가 있을리가.

5) 어쨌거나 2~4를 통해 뭔가 정보를 찾아냈다면, 포스팅 본문의 a 링크에 id를 부여하고, 본문 마지막에 각주처럼 해당정보를 추가하고 대응하는 id를 부여하여 저장한 후,

6) 방문자에게 해당 엔트리를 보일 때 javascript를 이용하여 각주로 들어간 정보는 모두 가리고, 대신 각 a 링크에 hover될 때 대응하는 id를 가진 각주블록만 예쁘게 가공하여 링크 근처에 뿌려주면 됨.

-_-a 적고 나니 안만들길 잘했음. 이런 걸 만들리가.

links for 2009-05-11

2009년 5월 11일 월요일

서부해안연대기

세 권의 책에 대해 하나의 포스팅으로 땜방하려니 조금 무안하다.

이제는 좀 덜하긴 하지만 SF팬덤(이라 쓰고 게토라고 읽는)질을 한창 하던 때에, 누군가에게 SF교에 대해 전도질을 할 때면 남자라면 취향에 따라 듀나라든가, 필립 딕이니, 하인라인이니, 젤라즈니니 아니면 보네것이나 더글래스 애덤스까지 상대의 반응을 보며 들이밀었겠지만, 그 상대가 여성이었다면 두말없이 르귄을 권하곤 했다. 그러니까 닥치고 르귄부터.

뭐, 이제는 누군가 SF작가중에 노벨상을 탄다면 르귄... 이라는 칭호자체가 식상해진 마당에 때마침 여든을 바라보는 이 때에까지 노익장을 과시하며 내놓은 서부해안연대기 삼부작.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에픽판타지 계열에 속하겠지만, 아서 클라크가 말했던 바를 뒤집어 말하자면, '공들인 마법은 과학과 별 다르지 않다'. 언제 젤라즈니나 르귄이 SF와 판타지로 딱 나누어 떨어지던가. 게다가 이번 삼부작은 작가 자신이 성인 대상도 아닌 청소년용 성장소설이라 못박은 차에.

일찌기 프레이저경이 분석해낸, '영웅신화의 패턴'이 대부분 판타지의 원형이자, 한국식으로는 환협지의 기본뼈대이겠지만, 르귄은 이 삼부작을 통해 그러한 영웅신화의 패턴에 대한 안티테제를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다.
화려한 사건이나 멋진 주인공 따위는 나오지 않으며, 그렇다고 테리 프리챗이나 더그 애덤스처럼 풍자적이거나 유희적이지도 않다. 어디까지나 진중하면서도 잔잔하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것이 역시 르귄답다.
판타지이다 보니 새로운 세계관이나 소위 말하는 '마법'에 해당하는 '능력'-'선물'이 등장하긴 하지만, 그런 것들이 이야기의 핵심추력은 아니다. 오히려 맥거핀에 가깝다고나 할까. 주인공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들은 전부 잘못된 곳에 잘못된 때에 주어져 오히려 주인공들을 시련에 빠지게 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세 권 모두 해피엔딩이긴 하지만(이 정도를 해피엔딩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잠깐 회의가 들긴 하지만) 세 이야기 모두 타자에 대한 승리로서의 해피엔딩이 아니라 '어른'이 되어 가는 소소하면서도 단순한, 그러면서도 무거운 삶의 실존을 묵묵하게 밟아나간다는 내용.

하긴, 르귄의 이러한 '화끈한 맛이 없는' 성장소설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어스시이야기'에서도 바닥에 깔려있던 주제였고 그녀가 내놓았던 동화들도 대부분 비슷한 주제를 다루니까. 더 나아가서는 '헤인시리즈'도 개개인이 아닌 '종족' 혹은 '문명'의 '성인으로의 성장의 고통과 실존성'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일관성있게 상통하는 주제의식이라 할 수 있겠다.


기프트 - 8점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시공사
시리즈의 시작. 잘못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은 어떻게 자신의 운명의 굴레에 맞서 극복해나가는가.


보이스 - 8점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시공사
시리즈의 두번째. 억압받는 굴종에서 벗어나게 해준 건 그녀의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의지일 뿐.


파워 - 8점
어슐러 K. 르귄 지음, 이수현 옮김/시공사
시리즈의 마지막. 다른 두 권보다 좀 더 길고, 두 권의 주제가 각각 변주된 채 하나의 대위를 이루어 연주되는 종장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성상, 가능하다면 기프트-보이스-파워 순으로 읽는 것을 추천. 왠지 제시-전개-재현을 따르는 소나타의 형식같다.


유일한 흠이라면 표지의 일러스트. 쓰여진 대로라면 바로 그 '정준호'인듯 하건만 왜인지 르귄의 이미지에는 안어울린다는 느낌인건지.

킬링타임으로는 조금 무겁지만 이틀정도만 곱씹을 만큼 가벼운(?)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권한다. 뭐, 르귄을 이미 한 권이라도 읽어본 사람들에게야 더 더하고 뺄 평가는 없다.

2009년 5월 10일 일요일

Naaroo 오픈

부지런하고 인기레벨 10인 블로거란다. 어딜봐서. 게으른 초마이너라면 모를까.

10이면 가장 좋은 것 아닌가? 하는 망상을 잠시 품었었으나, 17도 있는 것을 보니 그냥 그런 건가부다.

그런데...
서비스는 오픈되었는데, 컨셉은 잘 이해가 안간다. Attention 검색이라니. "남이 관심있는 것을 검색해준다"는 뜻인가? 남이 관심있어하는 것은 그냥 알려주면 되는 일이겠지. 그럼, "내가 관심있는 것을 검색해준다"? 관심있으니까 검색을 하는거고, 검색결과만 잘 나와준다면 새삼스럽게 관심검색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구글이든 네이버든 결국은 검색결과 정렬싸움인데.
처음 상상했던 것은 "내가 관심가져볼만한 것을 검색해준다."쯤이었는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여튼 일단 지켜볼 차례. 이것저것 기능은 많은데 진짜로 유용한 건지는 당췌 모르겠다.

ps. RSS 기반검색이라는데, 실제로 검색결과를 보면 직접 HTML에서 가져온 내용들이 보인다. 흠. RSS에 담기지 않은, Main Content외의 기타 HTML 컨텐트요소들은 실제로는 페이지의 핵심내용을 파악하는데 불필요한, 유리된 정보가 아닌지??

2009년 5월 7일 목요일

사용자 비웃기?

KB카드는 KB포인트리라는 포인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포인트제도가 특별히 다른 카드와 다를 건 없어서 KB 포인트리 가맹상점에서 결제할 때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는 내용.

문제는, 주의해서 보지 않는 한, 이 상점이 KB 포인트리 가맹상점인지 아닌지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 아마 어딘가에 스티커라도 붙어있긴 하겠지만.

하려는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결제를 하고 나면 SMS로 결제내역을 받아보는 서비스를 함께 받고 있는데, 가맹상점에서 결제한 경우에는 문자가 하나 더 온다.

'XXX는 포인트리를 1점부터 사용이 가능한 가맹점입니다.'

...

어쩌라고.
결제 취소하고 다시 포인트로 결제하라고?

물론 결제하기 전에 내가 어디에서 카드를 쓸 예정인지 미리 알아채는 방법따위야 불가능하니 미리 알려주기는 곤란할테고,
또 이번 결제야 그냥 넘어가지만, 다음번에 이 가게에 다시 올 때에는 '아참, 여기는 포인트리 결제 가능 상점이었지? 데헷~'하고 기억할 수 있게 할 눈꼽만큼의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러나 어쨌거나 엄연히 결제를 끝마치고 난 후에 받아보는 메시지는 'ㅎㅎㅎ 이미 결제를 마쳤구나, 사실은 여기 포인트를 쓸 수 있는 곳이었지롱~'의 뉘앙스로 읽히는 건 나만의 자격지심?

결제할 때 이따금 이 놈의 카드사가 지금 나를 비웃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사용자 경험은 뭔가 개선이 필요. 대안따위는 모르지만.

2009년 5월 4일 월요일

이런... delicious.

그동안 안되던 delicious 포스팅이 어느날 갑자기 된다.
이 문제에 대한 나의 문의는 2008/11/14일짜 텍스트큐브 방명록에 되어있고, 그 때 대답은 텍큐쪽에서는 아무 문제 없었다... 였음. (그런지 아닌지 내가 확인할 길은 없고...)
여하튼 문제가 어느쪽이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고, 안되던게 된다는 게 중요...
5월 포스팅 재개는 이걸로.

links for 2009-05-04